스레딕

꿈에서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고 있었다.

댕댕이덩굴 2020. 2. 19.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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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다시 꾸고 싶어 (2)2.스레주의 꿈얘기 스레 (109)3.어디서든 빠질 수 없는 그것☆잡담판 (185)4.존나 잘생긴 사람이 ㄱㄱ하려는 꿈꿨어 (2)5.꿈 기록하기 (2)6.강아지를 죽인 꿈 (3)7.꿈에서 만난 남자와 만났어 (136)8.6개월동안 꿈에서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고 있었다. (516)9.앞니 빠지는 꿈인데 (3)10.꿈에서 꿈이라고 말하면 다들 반응이 어때? (42)11.꿈에서 사람죽여본적있어? (18)12.나만 이러는건가 (3)13.꿈에서 이상형을 만낫서 (1)14.가위눌린사람 경험담 적어주고가줘 (20)15.나는 꿈을 잘 안꿔 (2)

516 꿈에서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고 있었다.
1 이름 : 이름없음 2019/08/16 01:06:36 ID : rxVe2IJO9zc 
처음에는 꿈이라는 걸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
나는 평소 꿈에서 정말 일상스러운 꿈만 꿔 왔기 때문에
꿈이 마치 현실인 것처럼 느끼곤 했다.
그 날도 무척 평화로운 꿈이었다. 나는 대학 근처 번화가를 걷고 있었고, 옷 가게 쇼윈도 앞을 지나고 있었다. 내가 옷 가게 거울에 비친 모습을 바라보지 않았다면, 그 날의 꿈도 정말 사소한 꿈으로 남아있었을지도 모른다.

 

2 이름 : 이름없음 2019/08/16 01:09:27 ID : rxVe2IJO9zc 
거울에 비친 나는 현실의 내가 아니었다. 거울에 비친 나는 하얀 피부에 단정한 느낌을 풍기는 긴 검은 머리카락의 여자애였다. 단순히 외모만 바뀐 것이 아니라 성별도 바뀌었다.

3 이름 : 이름없음 2019/08/16 01:10:36 ID : rxVe2IJO9zc 
놀랐지만 금새 아무렇지 않게 담담해졌다. 어차피 꿈이니까 깨고 나면 사라질 환상이라고 여겼다.

4 이름 : 이름없음 2019/08/16 01:11:14 ID : rxVe2IJO9zc 
하지만 이건 그렇게 단순한 문제는 아니었던 것 같다고, 지금 와서야 조심스럽게 추측해본다.

5 이름 : 이름없음 2019/08/16 01:13:09 ID : rxVe2IJO9zc 
그 이후부터 내 꿈 속 배경이 조금씩 바뀌었다.

6 이름 : 이름없음 2019/08/16 01:14:43 ID : rxVe2IJO9zc 
익숙하던 동네는 차차 낯선 동네로 바뀌었고, 평소 현실의 나였다면 하지 않았을 사소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7 이름 : 이름없음 2019/08/16 01:16:25 ID : rxVe2IJO9zc 
가장 낯설었던 건 꿈 속에서 학교 가는 것이었다. 꿈 속의 나- 즉, 여자애의 어머니가 내게 학교를 가라고 해서 어쩔 수 없이 교복을 입고 집에서 나왔는데, 학교 가는 길을 몰라서 길을 엄청 헤멨다.

8 이름 : 이름없음 2019/08/16 01:16:49 ID : rxVe2IJO9zc 
길을 잃었던 건 지금 생각해도 상당히 끔찍한 악몽이었다.

9 이름 : 이름없음 2019/08/16 01:17:42 ID : rxVe2IJO9zc 
다행히, 여자애 교복 자캣에 학교 마크가 붙어있어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서 겨우 학교에 찾아갔다.

10 이름 : 이름없음 2019/08/16 01:18:40 ID : rxVe2IJO9zc 
이 여자애가 몇 학년 몇 반인지 몰라서 학교 안을 또 헤매다 여자애의 담임쌤을 마주쳐 다행히 교실로 들어갈 수 있었다.

11 이름 : 이름없음 2019/08/16 01:19:34 ID : rxVe2IJO9zc 
그 날 이후로, 나는 본격적으로 꿈에서 그 여자애의 삶을 살게 되었다.

12 이름 : 이름없음 2019/08/16 01:20:13 ID : rxVe2IJO9zc 
미친 것일지도 모르지만, 그저 꿈이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지는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13 이름 : 이름없음 2019/08/16 01:21:34 ID : rxVe2IJO9zc 
그 아이는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다.

14 이름 : 이름없음 2019/08/16 01:22:20 ID : rxVe2IJO9zc 
나보다 어린 아이였기 때문에 수업 내용이나 과제 해결에서는 크게 문제 될 건 없었다.

15 이름 : 이름없음 2019/08/16 01:23:30 ID : rxVe2IJO9zc 
처음에는 단순한 꿈이라고 생각해서 수행평가를 개떡같이 봤다.
과목은 아마 과학... 이었던 것 같다. 완전 문과 머리인 내가 꿈일지라도 과학을 잘 할 수는 없지 않은가.

16 이름 : 이름없음 2019/08/16 01:24:37 ID : rxVe2IJO9zc 
하여튼 30점 만점에 16점을 받았던 걸로 기억한다. 사실 숫자는 정확히 기억은 안 나는데, 충격적인 점수였다. 하지만 꿈이라고 생각해서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그 당시에는.

17 이름 : 이름없음 2019/08/16 01:25:55 ID : rxVe2IJO9zc 
하지만 내가 계속해서 꿈을 이어 꾸게 되면서 꿈이라고 해서 함부로 생활하면 안된다는 걸 느꼈다. 망친 과학수행평가는 내가 이후의 꿈에서 과학 보충수업을 듣게 만들었다;;

18 이름 : 이름없음 2019/08/16 01:26:28 ID : rxVe2IJO9zc 
친구들 이름을 외우는 게 너무 힘들었다.

19 이름 : 이름없음 2019/08/16 01:27:19 ID : rxVe2IJO9zc 
나는 꿈 같은 거 크게 의미 두지 않아서 금방금방 까먹어버리기 일쑤였기 때문에 이 여자애의 학교생활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상당히 많이 걸렸다.

20 이름 : 이름없음 2019/08/16 01:28:41 ID : rxVe2IJO9zc 
당연히 여자애의 친구들은 나를 이상하다는 듯 여기며 웃었다. 하지만 기분 나쁜 웃음은 아니었다. 오히려 이 상황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살갑게 다가왔다. 이 몸 주인은 아마 친구들에게 상당히 사랑받으며 지냈던 것 같다.

21 이름 : 이름없음 2019/08/16 01:31:46 ID : rxVe2IJO9zc 
아, 참고로 여자애가 사는 지역과 내가 사는 지역은 다른 곳이었던 것 같다. 우선 나는 경기도 북쪽에 살고 있는데, 여자애가 사는 곳은 서울이었던 것 같다.

22 이름 : 이름없음 2019/08/16 01:33:11 ID : rxVe2IJO9zc 
한 번 꾼 꿈은 그리 길게 이어지지는 않았다. 약간의 소소한 이벤트가 지나가고 나면 항상 꿈에서 깨는 방식이었다.

23 이름 : 이름없음 2019/08/16 01:34:45 ID : rxVe2IJO9zc 
이 여자애는 미술을 하는 애였던 것으로 추측한다. 방에 보면 늘 도화지가 구비되어 있고, 물감도 아크릴, 포스터, 수채화 이런 것들이 즐비했다.

24 이름 : 이름없음 2019/08/16 01:35:26 ID : rxVe2IJO9zc 
대충 이 정도면 내가 대신 살고 있는 여자애에 대한 간단한 설명은 끝낸 것 같다.

25 이름 : 이름없음 2019/08/16 01:36:26 ID : rxVe2IJO9zc 
이제 내가 꿈 속에서 이 여자애로 살게 되면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하도록 하겠다. 다만, 이 꿈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에 조금 전개가 느릴 수도 있다.

26 이름 : 이름없음 2019/08/16 09:43:23 ID : K47ze3SLe1y 
서울에 그런학교가 실제로 있어?

27 이름 : 이름없음 2019/08/18 06:57:53 ID : Rwk79bfTSMq 
ㅂㄱㅇㅇ

28 이름 : 이름없음 2019/08/18 13:34:24 ID : 0k02k5Pcrgl 
오늘 또 다시 꿈을 꾸었다.

29 이름 : 이름없음 2019/08/18 13:35:00 ID : 0k02k5Pcrgl 
아, 와이파이가 달라져서 그런지 아이디가 바뀌었다.

30 이름 : 이름없음 2019/08/18 13:43:38 ID : 0k02k5Pcrgl 
>>26 학교 이름은 정확히 기억 나지 않는다. 흐릿하다. 다만 학교가 상당히 컸다. 건물이 4개가 있고, 기숙사까지 있었다. 친구 중에 기숙사에 사는 아이가 있었기 때문에 이건 확실하다.

31 이름 : 이름없음 2019/08/18 13:45:46 ID : 0k02k5Pcrgl 
아, 학교 마크 모양이 한자 文 자와 비슷했던 걸로 기억한다. 사실 이건 정확하진 않다.

32 이름 : 이름없음 2019/08/18 13:49:32 ID : 0k02k5Pcrgl 
이 여자애의 이름은 이서연이다. 항상 친구들이 나를 부를 때 서연이라고 불렀다. 서연이는 지금 생각해봐도 그... 이름에서 풍기는 분위기가 무척 잘 어울리는 여자애였다.

33 이름 : 이름없음 2019/08/18 13:57:32 ID : 0k02k5Pcrgl 
서연은 학교와 먼 지역에서 사는 애가 아니었다. 등하교 할 때면 자전거를 타고 다녔기 때문에 꿈 속에서 나는 기숙사 근처에는 가보지 않았다.

34 이름 : 이름없음 2019/08/18 13:58:28 ID : 0k02k5Pcrgl 
꿈 속에서도 시간은 현실과 비슷한 건지, 그 애의 세상 역시 주말이었다.

35 이름 : 이름없음 2019/08/18 14:00:49 ID : 0k02k5Pcrgl 
주말에는 집 밖에 나가는 걸 싫어하는 건지, 스터디 플래너- 얘는 그걸 스케줄러와 함께 사용하고 있다.- 에 쓰인 일정은 모두 집에서 활동하는 내용이었다.

36 이름 : 이름없음 2019/08/18 14:01:34 ID : 0k02k5Pcrgl 
나도 딱히 밖에 나가고 싶은 생각은 없어서 그냥 오늘은 그 애의 방 안에 있었다.

37 이름 : 이름없음 2019/08/18 14:03:02 ID : 0k02k5Pcrgl 
대부분이 학교에서 활동하는 꿈이라 서연이의 방이 배경으로 나오는 경우는 손에 꼽힐 정도로 적었다. 마지막으로 본 게 한 2달 전 즈음인 것 같은데, 분명 그 때는 방 벽지가 푸른색이었다.

38 이름 : 이름없음 2019/08/18 14:03:45 ID : 0k02k5Pcrgl 
그 사이에 리모델링을 한 건지, 이사를 간 건지, 2달 사이에 집 분위기가 많이 달라져 있었다.

39 이름 : 이름없음 2019/08/18 14:06:27 ID : 0k02k5Pcrgl 
우선 서연의 방 크기가 이전보다 넓어졌고, 벽지가 블루그레이-회색 느낌이 강했다. -로 바뀌었고, 전에 보지 못했던 검은색 전자피아노가 자리잡고 있었다. 그리고 문제집의 양이 2달 전과 비교해서 많이 늘었다.

40 이름 : 이름없음 2019/08/18 14:10:30 ID : 0k02k5Pcrgl 
문제집 제목 앞에 다 '고난도', '상위권 도약을 위한' 이런 글씨가 붙어 있는 걸로 짐작해보건데, 얘는 공부 하려는 의지가 상당한 애다.

41 이름 : 이름없음 2019/08/18 14:12:23 ID : 0k02k5Pcrgl 
아무튼, 내가 방 안에서 가지고 놀만한 건 딱히 없었다. 애초에 가구가 그리 많지 않은 방이다. 침대, 책상(크기가 되게 크다.), 책장 3개, 옷장, 전자피아노, 작은 화장대.

42 이름 : 이름없음 2019/08/18 14:14:35 ID : 0k02k5Pcrgl 
꿈에서까지 문제집을 풀고 싶진 않았기 때문에 오늘은 그냥 피아노나 실컷 쳤다. (아, 참고로 나는 피아노를 배운지 꽤 되었다. 예전에는 피아노를 전공할 생각으로 배웠는데, 고등학교 진학 후 생각이 바뀌어서 그냥 취미로 남았다.)

43 이름 : 이름없음 2019/08/18 14:16:09 ID : 0k02k5Pcrgl 
그런데 서연이는 피아노를 배운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았다. 프린트 해 둔 악보파일은 기초 악보나 쉬운 뉴에이지 음악밖에 없었기 때문에 나는 그냥 내가 외우던 악보를 치면서 놀았다.

44 이름 : 이름없음 2019/08/18 14:17:07 ID : 0k02k5Pcrgl 
음량을 작게 낮춰서 쳤는데, 서연의 어머니께서 내 피아노 소리를 들으셨다.

45 이름 : 이름없음 2019/08/18 14:17:48 ID : BdRvcsqrtgY 
혹시 실존하는 사람이면...

46 이름 : 이름없음 2019/08/18 14:17:56 ID : 0k02k5Pcrgl 
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악보도 제대로 못 읽던 애가 어떻게 된 거냐고 엄청 놀라시길래 나도 당황했다.

47 이름 : 이름없음 2019/08/18 14:20:27 ID : 0k02k5Pcrgl 
그냥 어젯밤에 헤드폰 쓰고 엄청 열심히 연습했다고 둘러댔는데,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계속 짓고 계셨다. (하지만 그것밖에 생각 나지 않았는걸...)

48 이름 : 이름없음 2019/08/18 14:34:38 ID : 7go3WqmIHBa 
6개월로 끝? 아쉽네

49 이름 : 이름없음 2019/08/18 14:42:00 ID : 0k02k5Pcrgl 
하여튼 오늘 꿈 꾸고 나서 서연이로 변할 때는 마냥 현실의 나를 기준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는 걸 깨달았다...

50 이름 : 이름없음 2019/08/18 14:43:44 ID : 0k02k5Pcrgl 
>>48 지금까지 꿈 꾼 게 대략 6개월이야. 근데 한 주에 2~3 번 정도 꿨으니까 완전한 6개월은 아니지. 이 꿈은 지금도 계속 꾸고 있어.

51 이름 : 이름없음 2019/08/18 14:44:49 ID : 0k02k5Pcrgl 
>>45 그럼 진짜 소름 돋지 않을까... 내가 그 애 영혼을 밀어내고 대신 육체를 차지한다는 말이 되는 거잖아. 생각해보니까 좀 무섭네.

52 이름 : 이름없음 2019/08/19 20:25:16 ID : 0k02k5Pcrgl 
머리가 울린다. 왼쪽 두개골이 저릿하게 아프다. 예전에 벽에 지나가다가 부딪혔던 것보다 더 지독하게 아파. 불쾌해.

53 이름 : 이름없음 2019/08/19 20:26:41 ID : 0k02k5Pcrgl 
학교에서 졸다가 아주 짧게 꿈을 꾸었는데, 그 꿈에서 자전거에 치여 길에 고꾸라졌다. 왼쪽 머리를 박았는데, 어찌된 건지 잠에서 깨고 난 뒤에도 지독하게 아프다.

54 이름 : 이름없음 2019/08/19 20:29:24 ID : 0k02k5Pcrgl 
부딪힌 건 그렇게 큰 충격이 아니었는데 넘어지면서 머리를 너무 세게 박았다. 현실에서도 그렇게 넘어져 본 적이 없는데. 학교 가는 길인 것 같던데, 그 애. 분명 오늘 결석했을 것 같다.

55 이름 : 이름없음 2019/08/19 20:30:29 ID : 0k02k5Pcrgl 
주변에서 누가 괜찮냐고 소리 지르던 것까지는 생각 나는데, 그 목소리를 듣고 나서 꿈에서 튕겨져나오듯이 깨어났다.

56 이름 : 이름없음 2019/08/19 20:32:19 ID : 0k02k5Pcrgl 
집에 온 지금도 속이 계속 울렁거린다. 그냥 오늘 하루는 다 망친 기분이야... 그나저나 내가 꿈에서 이렇게 깨어났는데, 다음에 어떻게 이어질지 모르겠다. 멀쩡하게 일상생활이 그대로 이어질까? 조금 걱정스럽다.

57 이름 : 이름없음 2019/08/22 22:13:45 ID : 0k02k5Pcrgl 
얘가 이렇게 약한 애라고는 생각도 못했었다. 애초에 꿈 속에서 다칠 일도 없었고, 매일 학교 생활하고, 그림 그리는 그런 반복되는 일상만 보냈기 때문에 이 애의 체력 상태? 이런 걸 체크해 볼 순간이 없었다.

58 이름 : 이름없음 2019/08/22 22:14:10 ID : 0k02k5Pcrgl 
어제 모기 때문에 잠을 앝게 자서 그런지 꿈을 선명하게 꿨다.

59 이름 : 이름없음 2019/08/22 22:16:07 ID : 0k02k5Pcrgl 
눈을 떠보니 새하얀 천장에 알싸한 소독약 향이 나서 이상하다고 느꼈는데, 알고보니 길에서 머리를 부딪히고 난 뒤, 아무리 해도 깨어나질 않아서 자전거 주인이 119를 불렀다고 들었다. 현실에서도 입원해 본 적이 없었는데. 나 참. 이걸 꿈에서 해보다니.

60 이름 : 이름없음 2019/08/22 22:17:49 ID : 0k02k5Pcrgl 
눈을 떠보니까 서연의 어머니께서 손을 잡아준 채로 졸고 계셨다.
왠지 내가 조심해서 걷지 않은 것 때문에 서연이가 다치게 된 것 같아서 무척 죄송스러웠다.

61 이름 : 이름없음 2019/08/22 22:20:38 ID : 0k02k5Pcrgl 
아무튼, 운동을 전혀 하지 않아서 체력 자체가 너무 약했고, 평소에 스트레스를 자주 받아서 뇌가 쉬고 싶어한 것 같다고 간호사분께서 말씀해주셨다. 그냥 머리에 순간적으로 큰 충격을 받아서 쓰러진 것 뿐이라고 하셔서 다행스러웠다.

62 이름 : 이름없음 2019/08/22 22:21:29 ID : 0k02k5Pcrgl 
내가 쓰러졌을 때가 분명 등굣길 아침이었는데, 창 밖은 이미 깜깜했다. 그러니까 아마 하루종일 잠들어있었던 거겠지.

63 이름 : 이름없음 2019/08/22 22:23:05 ID : 0k02k5Pcrgl 
나는 아픈 곳도 없고, 정신도 무척 맑은 상태였지만, 그래도 체력이 바닥이 나 있는 상태니, 하루 정도 더 쉬다 갔으면 좋겠다는 의사선생님의 말씀을 따랐다. 어머니께서도 동의하셨다.

64 이름 : 이름없음 2019/08/22 22:25:40 ID : 0k02k5Pcrgl 
밤 동안에 병원에서 할 일이 없었던 나는 그냥 병원 침대에 누워서 멍하니 놀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약간 궁금해지는 것이 생겼다.

65 이름 : 이름없음 2019/08/22 22:28:14 ID : 0k02k5Pcrgl 
스레딕에서 누군가 내게 말해준 것처럼, 얘가 설마 진짜 실존하는 사람인지, 아니면 그냥 내 상상 속의 소녀인지 무척 궁금했다.

66 이름 : 이름없음 2019/08/22 22:30:12 ID : 0k02k5Pcrgl 
그래서 종이에 짤막하게 편지를 써 두었다. 내용은 대충 내 신상정보를 간단히 적어두고, 내가 몇 달 동안 꿈에서 만나는 너는 도대체 누구냐고 썼다.

67 이름 : 이름없음 2019/08/22 22:32:22 ID : 0k02k5Pcrgl 
뭐, 어차피 별 소용은 없을 것 같기는 하지만, 안 써두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그 때는 무척 강하게 들었다.

68 이름 : 이름없음 2019/08/22 22:34:35 ID : 0k02k5Pcrgl 
내가 꿈에서 깨고 난 뒤에도 꿈 속 시간은 멈추지 않고 흐른다는 것과, 내가 무심코 하는 행동이 이후에 꾸는 꿈에서 상당히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게 좀 이상하다.

69 이름 : 이름없음 2019/08/22 22:35:58 ID : 0k02k5Pcrgl 
보통 이전에 꿨던 꿈들은 이어지더라도 기존에 잘렸던 부분부터 이어졌고, 서연의 꿈처럼 시간의 흐름이 확실하게 느껴지는 건 이번 경우가 처음이었으니까.

70 이름 : 이름없음 2019/08/22 22:38:29 ID : 0k02k5Pcrgl 
하여튼 편지 다 쓰고 펜 내려놓자마자 누가 내 머리채를 잡아끌듯 뒤에서 확 잡아당기는 느낌이 들어서 잠에서 깨어났다.

71 이름 : 이름없음 2019/08/22 22:40:31 ID : 0k02k5Pcrgl 
아, 영향을 끼친다고 하니까 4월... 맞나, 그건 모르겠네. 하여튼 그 즈음에 미술학원 꿈 꾼 거 생각난다.

72 이름 : 이름없음 2019/08/22 22:42:44 ID : 0k02k5Pcrgl 
이 꿈은 내가 내일 시간 널널하게 빌 때 쓰겠다. 동생이 지금 노트북 달라고 난리를 치고 있다..;

73 이름 : 이름없음 2019/08/23 00:42:54 ID : pRxCi3A0pQo 
신의 장난 같네

74 이름 : 이름없음 2019/08/23 11:15:31 ID : 2pSGnxDtipe 
괴담판가면 인기 장난아니었겟다

75 이름 : 이름없음 2019/08/23 21:29:04 ID : 0k02k5Pcrgl 
>>73 일주일에 서너 번씩 꿈 꾸면서도 매번 적응이 안 되는 것 같아.. 꿈 꾸는 날이면 다음 날에는 정신적으로 너무 피곤해. 만약 정말 이 꿈이 신의 장난이라면 그 신한테 가서 나한테 왜 이 꿈을 꾸게 하는 건지 묻고 싶다...ㅎ

76 이름 : 이름없음 2019/08/23 21:30:57 ID : 0k02k5Pcrgl 
>>74 괴담판은 생각도 못 해서 그냥 꿈 판에 올렸는데 생각보다는 흥미있게 봐주는 것 같아서 고마워! 생각해보니까 내가 글 쓰는 실력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라 횡설수설 많이 한 것 같기도 하다..

77 이름 : 이름없음 2019/08/23 21:35:10 ID : 0k02k5Pcrgl 
잠깐 시간이 나서 그냥 들어왔다. 어디까지 얘기했더라, 아, 미술학원 얘기 쓴다고 했구나. 내가 꿈에서 미술학원을 본 건 날짜는 정확하진 않은데 하여튼 봄이었다. 4월인 것 같은데, 아마도.

78 이름 : 이름없음 2019/08/23 21:36:06 ID : 0k02k5Pcrgl 
사실 나는 그림을 제대로 배운 적도 없고, 학교 미술시간에 나름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한 게 내 미술활동의 전부이다.

79 이름 : 이름없음 2019/08/23 21:37:00 ID : 0k02k5Pcrgl 
즉, 간단한 낙서까지는 가능하지만, 미술을 전공하려는 친구들처럼 그런 근사한 그림은 내 손으로 창작 불가...

80 이름 : 이름없음 2019/08/23 21:38:24 ID : 0k02k5Pcrgl 
내가 그림을 잘 그리는 서연이의 모습을 하고 있다고 해도 영혼 자체는 그림을 못 그리는 '나' 잖아.

81 이름 : 이름없음 2019/08/23 21:40:30 ID : 0k02k5Pcrgl 
그래서 내가 긴 머리 싹 묶고 물감 묻은 앞치마 매고, 왼손에 팔레트 들고, 오른손에 붓 들고 이젤 앞에 앉아 있을 때 진짜 당황했다.

82 이름 : 이름없음 2019/08/23 21:40:52 ID : 0k02k5Pcrgl 
근데 이 때는 내가 꿈에서 과학시험을 보기 전이었다.

83 이름 : 이름없음 2019/08/23 21:41:19 ID : 0k02k5Pcrgl 
즉, 내가 꿈에서 마음대로 행동해도 아무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던 시절이라는 말이다.

84 이름 : 이름없음 2019/08/23 21:42:29 ID : 0k02k5Pcrgl 
그래서 난 서연이가 그림을 잘 그리던, 아니던 간에 상관없이 스케치북 위에 그려진 그림을 이어서 그리기 시작했다.

85 이름 : 이름없음 2019/08/23 21:43:22 ID : 0k02k5Pcrgl 
아, 그림을 이어서 그렸다는 건, 내가 꿈 속에 들어왔을 때 내 눈 앞에 누가 그리다말고 멈춘 듯한 그림이 있었기 때문에 그냥 이어서 색칠한 것 뿐이다.

86 이름 : 이름없음 2019/08/23 21:44:20 ID : 0k02k5Pcrgl 
그 때는 그 그림에 대해 아무렇지 않게 생각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아마 그거 '이서연' 이 그리던 거 아닌가, 싶다.

87 이름 : 이름없음 2019/08/23 21:45:36 ID : 0k02k5Pcrgl 
뭐, 어쨌든 난 그런 거 그 당시에는 잘 몰랐기 때문에 그냥 맘에 드는 색깔 척척 집어서 그려진 연필 선 안에만 차곡차곡 칠해주었다.

88 이름 : 이름없음 2019/08/23 21:46:32 ID : 0k02k5Pcrgl 
난 나름 열심히 한 거였는데, 내 옆에 있던 남자애가 나 그림 힐끗 보더니 진짜 이상하게 쳐다봤다. 아 그 얼굴 아직도 생각나네. 짜증. 난 진짜 최선을 다한 거였는데.

89 이름 : 이름없음 2019/08/23 21:47:20 ID : 0k02k5Pcrgl 
내가 원래 그런 시선을 그냥 참고 넘길 성격은 아니기 때문에 그냥 그 남자애한테 왜 그렇게 쳐다보냐고 물었다.

90 이름 : 이름없음 2019/08/23 22:01:50 ID : 0k02k5Pcrgl 
그랬더니 걔가, 뭐라 그랬는지 정확하진 않지만 평소 네가 칠하던 느낌이 나질 않는다고 그랬다. 색 배치나 밝기 조절... 뭐라고 많이 얘기했는데 대충 흘려들었다.

91 이름 : 이름없음 2019/08/23 22:03:29 ID : 0k02k5Pcrgl 
무슨 일 있었냐, 붓 잡는 게 평소에는 섬세함의 극치를 달리더니 오늘은 왜 그러냐- 이런 느낌의 말을 계속 하는 게 무척 거슬렸었다. 그 때는.

92 이름 : 이름없음 2019/08/23 22:05:25 ID : 0k02k5Pcrgl 
그래서 꿈이니까 상관없겠지, 라고 생각하고선 내가 그림을 어떻게 칠하든 무슨 상관이야- 하고 말해버렸다. 솔직히 그 때는 내가 서연이가 아니라는 걸 들켜서는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서 더 이상 걔랑 엮이기 싫었던 마음이 강했다.

93 이름 : 이름없음 2019/08/23 22:09:08 ID : 0k02k5Pcrgl 
그렇게 말했더니 걔가 그냥 입을 다물고 자기 자리로 가서 그림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걔가 더 이상 시답잖은 말을 걸지 않는다는 건 좋았다. 하지만...

94 이름 : 이름없음 2019/08/23 22:11:03 ID : 0k02k5Pcrgl 
어쩐지 불편했다. 마음 한 구석이 계속 쿡쿡 쑤시고 불편한 게 영 상태가 이상했다. 누군가 나한테 계속 '넌 그렇게 굴면 안 돼.' 라고 속삭이는 기분이 들었다.

95 이름 : 이름없음 2019/08/23 22:12:15 ID : 0k02k5Pcrgl 
남자애랑 어색하게 그림을 그리는 동안, 선생님께서 와서 그림을 보시고 말을 걸었다. 너네 맨날 그렇게 시끄럽게 떠들더니 오늘은 왠일로 조용하네, 라고.

96 이름 : 이름없음 2019/08/23 22:13:29 ID : 0k02k5Pcrgl 
그 순간 탁 깨달았다. 저 남자애가 서연이랑 되게 친한 사이여서 내가 싸늘한 반응을 보였더니 서연이의 몸이 거부 신호(?) 를 보내고 있는 것 같다고.

97 이름 : 이름없음 2019/08/23 22:14:19 ID : 0k02k5Pcrgl 
어쨌든 그거 깨닫고 나서 걔한테 아까 퉁명스럽게 굴어서 미안하다고, 잠을 못 자서 신경이 예민했다고 말하고 화해했다.

98 이름 : 이름없음 2019/08/23 22:16:09 ID : 0k02k5Pcrgl 
그 이후로도 꽤 여러 번 미술학원 꿈을 꾸게 되어서 그런지 내 그림 실력도 나쁘다는 말을 듣지 않을 정도는 되었다. 물론 꿈에서.
그래도 그 선생님이 지적해주던 거 생각하면서 그림 그리면 현실에서도 가끔 그림 잘 그렸다는 얘기를 듣곤 한다.

99 이름 : 이름없음 2019/08/23 22:16:52 ID : 0k02k5Pcrgl 
그 남자애는 종종 꿈에 나오는데, 지금은 친하게 잘 지내는 편이다.

100 이름 : 이름없음 2019/08/23 22:17:18 ID : a9thfaq2III 
1

101 이름 : 이름없음 2019/08/23 22:17:23 ID : a9thfaq2III 
2

102 이름 : 이름없음 2019/08/23 22:17:26 ID : a9thfaq2III 
.

103 이름 : 이름없음 2019/08/23 22:18:18 ID : 0k02k5Pcrgl 
어쨌든 그 당시에 내가 느꼈던 감정은, 내 꿈에서 내가 마냥 마음 내키는대로 감정 표현을 하는데 제약이 있다는 것에 불쾌감을 느꼈던 것 같다.

104 이름 : 이름없음 2019/08/23 22:18:30 ID : 0k02k5Pcrgl 
익숙해진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지만.

105 이름 : 이름없음 2019/08/23 22:21:03 ID : 0k02k5Pcrgl 
우선 미술학원 꿈은 대충 이 정도로 풀겠다. 다른 꿈 기억 나는 거 있으면 다시 올게.

106 이름 : 이름없음 2019/08/23 23:25:58 ID : pRxCi3A0pQo 
시험 당일날 스레주가 그 친구 몸에 들어가면 어케..

107 이름 : 이름없음 2019/08/23 23:26:10 ID : pRxCi3A0pQo 
>>105 응응 잘장

108 이름 : 이름없음 2019/08/24 10:42:33 ID : 0k02k5Pcrgl 
>>106 중간고사나 기말고사같은 큰 시험 장면은 아직까지 나온 적은 없는데, 수행평가 장면은 꽤 자주 나왔어. 서연이가 나보다 학년이 낮아서 문제 이해나 풀이에 크게 어려움을 느끼진 않았는데, 내가 문과라 수학이나 과학은 좀 힘들어. 그래도 국어나 영어는 나름 열심히 했던 기억이 나.

109 이름 : 이름없음 2019/08/25 00:20:29 ID : 2pSGnxDtipe 
편지에 답장은 안왔어??

110 이름 : 이름없음 2019/08/25 22:20:06 ID : 0k02k5Pcrgl 
>>109 미안, 어제 오늘 일 있어서 커피를 계속 들이부었더니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더라... 만약에 답장 받는 꿈 꾸면 다시 와서 적어줄게.

111 이름 : 이름없음 2019/08/27 07:28:28 ID : 0k02k5Pcrgl 
짧게만 후다닥 써놓고 갈게. 나중에 까먹을 수도 있을 것 같아서.

112 이름 : 이름없음 2019/08/27 07:39:56 ID : 0k02k5Pcrgl 
답장을 받을 거라 막연히 생각하면서 잠을 잤는데, 내 예상과는 다른 꿈을 꿨다.

113 이름 : 이름없음 2019/08/27 07:42:43 ID : 0k02k5Pcrgl 
어느 카페 같았는데, 창문 바깥이 깜깜해서 밤이라고 짐작했다. 테이블 위에는 내 것으로 추정되는 카페라떼 한 잔과, 누구 것인지 알 수 없는 초코라떼 한 잔이 놓여있었다.

114 이름 : 이름없음 2019/08/27 07:43:52 ID : 0k02k5Pcrgl 
유리창에 비친 나는 서연이의 모습이 아니었다. 그냥 내 원래 모습을 가지고 카페에 있었다. 꿈에서 내 모습이 나온 건 엄청 오랜만이어서 난 내가 서연이 꿈이 아닌 다른 꿈을 꾸고 있는 줄 알았다.

115 이름 : 이름없음 2019/08/27 07:44:33 ID : 0k02k5Pcrgl 
답장은 못 받는 건가, 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컵만 만지작거리고 있었는데, 내 앞에 누군가가 다가와서 앉았다.

116 이름 : 이름없음 2019/08/27 07:48:00 ID : 0k02k5Pcrgl 
긴 검은 생머리에 하얀 얼굴, 전체적으로 단정한 느낌을 풍기는 여자애. 베이지색 원피스를 입고 나타난 그 애는 이서연이었다.

117 이름 : 이름없음 2019/08/27 07:49:03 ID : 0k02k5Pcrgl 
이서연이 자리에 앉아 초코라떼를 한 모금 마시더니, 얼굴을 찌푸리면서 여기 맛이 옛날이랑 다르네- 라고 작게 투덜거렸다.

118 이름 : 이름없음 2019/08/27 07:52:33 ID : 0k02k5Pcrgl 
자기 의식을 갖고 움직이는 서연이를 처음 봤기 때문에 너무 놀라서 잠깐 동안 멍하니 있었다. 그랬더니 걔가 날 보고 약간 한심하다는? 아니 어이없는? 뭐라 정의하기가 어렵네. 하여튼 그런 표정을 지으면서

119 이름 : 이름없음 2019/08/27 07:54:06 ID : 0k02k5Pcrgl 
당신이 나한테 질문을 어마어마하게 쏟아내길래 내가 친절하게 시간까지 쪼개서 와줬더니, 왜 이렇게 맹한 표정을 지어요?

120 이름 : 이름없음 2019/08/27 07:54:29 ID : 0k02k5Pcrgl 
진짜 토씨 하나 안 틀리고 이렇게 말하더라.

121 이름 : 이름없음 2019/08/27 07:58:38 ID : vjy1wpQq0ts 
???????? 장본인이 당황하지 않는다..?

122 이름 : 이름없음 2019/08/27 08:34:49 ID : 0k02k5Pcrgl 
>>121 나도 걔가 너무 여유롭게 굴길래 그게 처음에는 되게 이상하게 느껴졌어. 근데 그게 이유가 있었어!

123 이름 : 이름없음 2019/08/27 08:36:36 ID : 0k02k5Pcrgl 
그냥 기억나는 대로 대화체로 풀게.

124 이름 : 이름없음 2019/08/27 08:38:14 ID : 0k02k5Pcrgl 
"그러니까, 너 이름이 이서연 맞지?"
"네."
"넌 도대체 누구야? 아니 난 왜 매번 꿈을 꾸면 너로 변하는 거야? 이렇게 여유롭게 구는 거 보니까 넌 알고 있는 게 많은 것 같은데, 그럼 이런 상황이 올 것까지 예상한 거야?"

125 이름 : 이름없음 2019/08/27 08:39:27 ID : 0k02k5Pcrgl 
"당신, 다른 건 다 좋은데 질문이 너무 많다는 게 흠이야. 그래도 7개월이나 버텼으니까 대답은 해줄게요." 분명히 그 때 버텼다는 표현을 썼다.

126 이름 : 이름없음 2019/08/27 08:40:24 ID : 0k02k5Pcrgl 
"저는 이서연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거 맞고, 제 신상정보는 나로 7개월이나 살아본 당신이 잘 알고 있을 것 같아서 그거 대답은 패스."

127 이름 : 이름없음 2019/08/27 08:41:06 ID : 0k02k5Pcrgl 
손을 까딱거리면서 대답하는데, 난 걔 대답에서 폭탄이 나올 것 같다는 꺼림직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128 이름 : 이름없음 2019/08/27 08:41:35 ID : 0k02k5Pcrgl 
"꿈에서 당신이 내 모습으로 변하는 건, 내가 그렇게 되길 바랬으니까 그런 거고."

129 이름 : 이름없음 2019/08/27 08:42:06 ID : 0k02k5Pcrgl 
처음에는 이게 무슨 말인지 정말 이해가 가질 않았다.

130 이름 : 이름없음 2019/08/27 08:48:52 ID : kr9js63TQq0 
아마 공부하고 어쩌고 하는게 너무 스트레스여서 도피하기 위해서 뭘.. 한건가...??? 그럼 걘 그동안 어찌 되는걸까......

131 이름 : 이름없음 2019/08/27 18:46:19 ID : 0k02k5Pcrgl 
>>130 스트레스 때문인지 아닌지는 정확하게 모르겠어. 걔가 말한 건 자기가 원했기 때문에 내가 이서연에 빙의했다- 이게 전부야. 뭘 어떻게 한 건지 방법을 모르겠어... 확실한 건 내가 내 의지를 가지고 꾼 꿈이 아니라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는 거. 다시 꿈에서 걜 만나면 어떻게 한 건지 물어봐야지. 걔가 또 나와줄지는 미지수지만...

132 이름 : 이름없음 2019/08/27 18:47:16 ID : 0k02k5Pcrgl 
원래 물어보려고 했던 게 그 애의 한 마디로 인해 백지화가 되어버렸다. 진짜. 아무 것도 생각이 안 났다.

133 이름 : 이름없음 2019/08/27 18:47:38 ID : 0k02k5Pcrgl 
그냥, 꿈인 걸 알면서도 너무 무섭다는 생각만 강하게 들었다.

134 이름 : 이름없음 2019/08/27 18:49:23 ID : 0k02k5Pcrgl 
지금 내가 이 카페에 앉아서 서연이랑 얘기하고 있는 것도, 내 의지에 의해 꾼 꿈이 아닌 건가. 라는 생각에 도달했을 때, 이미 난 자리에서 일어나 있었다. 무서워서 꿈에서 깨어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던 것만 기억난다.

135 이름 : 이름없음 2019/08/27 18:50:41 ID : 0k02k5Pcrgl 
걔가 끝까지 날 보면서 웃었다. 상황이랑 안 어울리게 예쁘게 웃었다. 한 손에는 초코라떼를 들고 천진난만하게 웃었다.

136 이름 : 이름없음 2019/08/27 18:51:36 ID : 0k02k5Pcrgl 
간신히 물었다. 도대체 왜 하필 나야? 내가 꿈 속에서 뭘 해주길 바라는 건데?

137 이름 : 이름없음 2019/08/27 18:52:33 ID : 0k02k5Pcrgl 
그 애가 마지막으로 대답한 걸 끝으로, 누가 머리채를 휘어잡는 듯한 익숙한 느낌이 또 들면서 잠에서 깨어났다.

138 이름 : 이름없음 2019/08/27 18:53:58 ID : 0k02k5Pcrgl 
분명히 그랬어. 여러 명 시도해 봤는데, 당신이 제일 오래 버텨줬어요. 아마 꿈에 별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빨리 기억에서 꿈이 사라진 탓이겠죠. 추측일 뿐이에요.

139 이름 : 이름없음 2019/08/27 18:54:41 ID : 0k02k5Pcrgl 
그리고 내가 뭘 바라는지 말해주면, 그건 너무 재미없잖아? 아, 벌써 여섯시네요. 당신, 일어나야지.

140 이름 : 이름없음 2019/08/27 18:55:51 ID : 0k02k5Pcrgl 
... 그렇게 안 봤는데, 뭔가 숨기고 있는 게 있는 애였다. 다음에 또 서연이가 되어있는 꿈을 꾸게 되면, 난 뭘 어떻게 해야할지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다..

141 이름 : 이름없음 2019/08/28 08:15:33 ID : gi63V82pTSM 
난 보통 꿈에서 내가 나로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한 가지 예외인 경우가 있다면 현실에서 실존하는 지인이 꿈에 나오면 거기에선 
실제 내 모습으로 등장했어. 현재는 꿈을 잘 꾸지 않는데, 온/오프가 가능하더라. 스레주도 마음편히 먹고 연습을 해 보면 어때? 
자기 전에 암흑을 떠올리거나, 스스로에게 나는 꿈을 꾸지 않는다고 암시를 걸어보는 거야. 나는 이정도가 다 였는데 사람마다 다를 수 있으니
스레주는 심상화 같은 방법을 시도해도 괜찮을 거 같아. 머리 속에 꿈 스위치가 있고 그걸 올리고 내려서 꿈을 조절 할 수 있다는 거지.

142 이름 : 이름없음 2019/08/29 18:07:32 ID : 0k02k5Pcrgl 
>>141 그런 방법은 생각도 못했어! 고마워. 사실 저 마지막 꿈 꾸고 나서 계속 마음이 싱숭생숭해서 이제 그만 꾸고 싶다는 생각이 막 들더라고. 심상화가 뭔지는 잘 모르지만 좀 더 알아보고 노력해볼게!

143 이름 : 이름없음 2019/08/29 18:14:20 ID : 0k02k5Pcrgl 
매번 꿈을 꿀 때마다 너무 피곤했는데, 저 마지막 꿈은 특히 더 피곤했다. 그래서인지 이틀 동안 정신적으로 힘들었다. 만약에 잠들어서 그 애를 또 직접 맞닥뜨리게 된다면, 그 때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짐작이 안 간다는 게 가장 걱정스러웠었다.

144 이름 : 이름없음 2019/08/29 18:16:06 ID : 0k02k5Pcrgl 
하지만 조금 더 생각을 해 보니 마음이 바뀌었다.

145 이름 : 이름없음 2019/08/29 18:17:08 ID : 0k02k5Pcrgl 
이 꿈은 처음 내게 다가올 때 두렵다기보다는 신기한 꿈이었고, 색다른 경험을 하게 도와줄 수 있는 길이었다.

146 이름 : 이름없음 2019/08/29 18:19:31 ID : 0k02k5Pcrgl 
몇 개월이나 이 꿈 속에 살면서 서연이로 살면서 쌓아왔던 기억들이 그냥 이 마지막 꿈으로 인해 악몽으로 얼룩져버린다는 건, 뭔가 싫었다.

147 이름 : 이름없음 2019/08/29 18:20:33 ID : 0k02k5Pcrgl 
그래서 지금은 걔가 바라는 게 뭔지 전혀 모르지만, 우선 꿈을 꾸면 흘러가는대로 내버려둘 생각이다.

148 이름 : 이름없음 2019/08/29 18:22:01 ID : 0k02k5Pcrgl 
다만, 이 애가 하필 왜 나를 부른 건지는 여전히 의문점이다.

149 이름 : 이름없음 2019/08/29 18:22:49 ID : 0k02k5Pcrgl 
꿈에서 잘 버텼다는 것 이외에는 알려줄 생각이 없는 것 같으니, 어쩌겠어. 내가 스스로 알아봐야지.

150 이름 : 이름없음 2019/08/29 18:24:28 ID : 0k02k5Pcrgl 
그래서 우선 내가 꿈 꾸고 나서 쓴 메모들을 분석해보고, 꿈에서 서연이로 변한다면 그 애가 적어둔 메모나 수첩 등을 찾아낼 계획이다. 뭐라도 적어놨겠지. 아니면 어쩔 수 없지만...

151 이름 : 이름없음 2019/08/29 18:25:36 ID : 0k02k5Pcrgl 
만약에 이 걸 해보다가 너무 위험하다 싶으면 아까 말해준 심상화? 그 방법을 써서 꿈 꾸는 걸 막아볼 것이다.

152 이름 : 이름없음 2019/08/29 18:27:29 ID : 0k02k5Pcrgl 
왜 이런 쓸데없는 일을 하냐고 묻는다면, 글쎄... 나도 분명히 대답하기는 힘들지만, 뭔가 그 꿈을 이렇게 쉽게 떨쳐내면 안 될 것 같다는 예감이 강하게 들어서이기도 하고, 애착이 들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153 이름 : 이름없음 2019/08/29 18:37:13 ID : 0k02k5Pcrgl 
그래서 이제 난 꿈을 꾸지 않는 날에는 내 꿈일기를 분석해보고, 꿈을 꾸는 동안에는 꿈 속 일상을 유지하는 선에서 단서로 쓸 만한 것들을 찾아낼 계획이다.

154 이름 : 이름없음 2019/08/29 18:39:31 ID : 0k02k5Pcrgl 
아, 혹시 내 꿈일기 내용 여기다 써 줄까? 일상생활 이야기가 대부분이긴 한데, 혹시 궁금한 사람 있을까봐.

155 이름 : 이름없음 2019/08/31 08:48:39 ID : Fg40si9vzPg 
또 꿈 꾼건 없어??

156 이름 : 이름없음 2019/09/01 11:37:11 ID : 0k02k5Pcrgl 
>>155 그 날 이후로 새로운 꿈 꾼 건 없었어. 옛날 꿈 얘기라도 괜찮으면 좀 있다가 다시 와서 써줄게. 꿈 꾸고 나서 쓴 메모를 이곳저곳에 흘려놔서 다 찾으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아ㅜ

157 이름 : 이름없음 2019/09/02 07:24:57 ID : 0k02k5Pcrgl 
옛날 꿈 메모 몇 개 찾았다! 어제 쓰려고 했는데 너무 피곤해서 쓸 수가 없었다. 그냥 이건 메모에 써놓은 문구 그대로 옮기겠다.

158 이름 : 이름없음 2019/09/02 07:25:40 ID : 0k02k5Pcrgl 
참고로 2월은 내가 서연이 꿈을 꾼다고 자각하지 못 했을 때이다. 내가 쇼윈도에서 내 모습을 본 건 3월.

159 이름 : 이름없음 2019/09/02 07:26:10 ID : 0k02k5Pcrgl 
- 2019. 2. 20 꿈

160 이름 : 이름없음 2019/09/02 07:35:56 ID : 0k02k5Pcrgl 
-오늘 고등학교 배정받는 꿈 꿨다ㅋㅋㅋ 배정받는 날 그냥 애들이랑 놀았던 거밖에 기억 안 나는데, 이상하게 꿈에서는 쌤한테 학교 이름 적힌 종이 받는 장면이 나왔다. 중3 담임쌤이 분명 남자쌤이었는데 나한테 종이 준 쌤은 여자쌤이었다. 이거 용지 보통 담임이 주지 않나? 나 그 날 여자쌤한테 받았었나. 몰라, 기억 안 난다. 근데 뭔가 졸업해서 즐겁다는 느낌보다는 좀 속상한? 느낌이 강한 꿈이었다. 계속 꿈에서 난 예고를 갔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왜 그랬지? 미술이랑 평소에 담 쌓고 지냈으면서 꿈은 반대로 꾸냐?ㅋㅋㅋㅋ 하여튼 원하는 학교를 배정받지 못한 느낌의 꿈이었다. 꿈은 현실과 반대로 나온다더니, 나 1지망 학교 바로 붙어서 그냥 꿈은 반대로 나온 건가 싶다.

161 이름 : 이름없음 2019/09/02 17:38:32 ID : 0k02k5Pcrgl 
-2019. 2. 25

162 이름 : 이름없음 2019/09/02 17:45:35 ID : 0k02k5Pcrgl 
오늘은 완전 처음 보는 건물이 나왔다. 온통 붉은 벽돌로 지어진 걸로 추측하건데, 분명 학교다. 하지만 내가 다닌 학교를 비롯해서 우리 동네에는 그렇게 큰 학교가 없다. 중학교 느낌은 전혀 안 들었다. 처음에는 되게 큰 건물 하나로만 이루어진 거라고 생각했는데, 좀 자세히 살펴보니, 여러 건물이 짧은 통로로 이어져 있는 구조였다. 하여튼, 그런 학교에 다닌다면 나는 100%, 아니 1000%의 확률로 교실을 못 찾아갈 것이다. 확신할 수 있어. 그 정도로 복잡하게 생겼다.

163 이름 : 이름없음 2019/09/02 17:48:36 ID : 0k02k5Pcrgl 
그런데 내가 왜 여기에 온 걸까? 꿈이라지만 남의 학교 기웃거리면서 다니기도 싫어서 그냥 운동장 벤치에 앉아있었더니, 처음 보는 여자애가 막 뛰어와서 나를 잡아끌었다. 장면이 갑자기 바뀌었다. 강당? 체육관?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진짜 많이 들어가 있었는데도 여유롭게 앉을 수 있는 넓은 곳에 와 있었다. 꿈 속 존재에게 말을 건다는 건 좀 무서웠지만 두려움보다는 호기심이 더 강해서 여자애한테 물어봤다. 우리 왜 여기 있냐고.

164 이름 : 이름없음 2019/09/02 17:52:59 ID : 0k02k5Pcrgl 
걔가 나 보더니 너 아직도 잠이 안 깼어? 라고 하면서 엄청 한심하게 쳐다봐서 기분 나빴다. 그래도 바라는 대답은 해주었다. 신입생 예비소집일이라더라. 내가 예비소집일에 올 일이 없는데 왜 이런 꿈을 꾸는 건지 궁금했다. 애초에 난 내 예비소집일 때도 뭘 했는지 기억이 안 나는데. 그 순간 뭔가가 번뜩 생각났다. 5일 전쯤 꾼 학교 배정받는 꿈. 그 꿈이랑 뭔가 연관이 있는 건가? 여자애에게 다시 물어보려는 순간 엄청난 진동소리가 들려서 눈을 팍 떴더니 아침 6시 30분이었다. 짜증, 난 왜 매번 중요한 순간에서 다 망하는거지?

165 이름 : 이름없음 2019/09/05 23:37:32 ID : 0k02k5Pcrgl 
어제 꿈을 꾸었는데 기분이 안 좋아서 여기 들어올 생각도 못 했다. 짧은 꿈이지만 우선 써두고 가겠다.

166 이름 : 이름없음 2019/09/05 23:40:07 ID : 0k02k5Pcrgl 
알다시피, 어제는 모의고사가 있었던 날이다. 나는 늘 모의고사를 치르고 나면 결과에 상관없이 기운이 쫙 빠져서 꼭 평소보다 일찍 잠들었다. 어제도 11시 즈음에 자 버렸다.

167 이름 : 이름없음 2019/09/05 23:41:06 ID : 0k02k5Pcrgl 
여름방학 때 힘들게 공부했던 것만큼의 성적이 나오지 않아 우울한 기분으로 잠들었는데, 그 컨디션 그대로 서연이 꿈을 꿨다.

168 이름 : 이름없음 2019/09/05 23:42:46 ID : 0k02k5Pcrgl 
그리고 꿈에서 2번째 모의고사를 봤다...ㅋㅋㅋㅋㅋ 왜 하필 꿈을 꿔도 이런 장면이 나온 건지 모르겠다. 그래도 내가 꿈에서 빨리 이 장면이 넘어가길 바래서 그런 거지, 모의고사 장면은 그리 길지 않았다.

169 이름 : 이름없음 2019/09/05 23:44:20 ID : 0k02k5Pcrgl 
보기도 싫어서 국어만 앞에 몇 문제 끄적이고 나머지는 그냥 내 맘대로 OMR에 그림 그려놨다.

170 이름 : 이름없음 2019/09/05 23:46:01 ID : 0k02k5Pcrgl 
장면이 금방 넘어가서 하굣길로 바뀌었는데, 꿈이라서 그런지 모의고사를 치렀다는 걸 분명히 알고 있는데도 전혀 피곤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현실에서도 이러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이 가득 들었는데 그 순간 난 깨달았다.

171 이름 : 이름없음 2019/09/05 23:46:24 ID : 0k02k5Pcrgl 
학교에서 서연이 집까지 걸어가는 길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172 이름 : 이름없음 2019/09/05 23:47:29 ID : 0k02k5Pcrgl 
그냥 원하면 장면이 스륵스륵 바뀌어서 미처 자각하지 못했던 탓이 가장 큰 것 같다. 하여튼 그 때는 집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도 장면이 바뀌지 않아서 좀 당황했다.

173 이름 : 이름없음 2019/09/05 23:48:55 ID : 0k02k5Pcrgl 
학교랑 집, 미술학원 근처 길 말고는 내가 알고 있는 장소가 없었다. 가는 길을 몰라서 못 간 것도 있지만, 뭔가 가기 싫다는 마음이 더 컸다. 그냥 꿈 속을 탐방해보고 싶다는 기분이 무럭무럭 자라더라.

174 이름 : 이름없음 2019/09/05 23:49:47 ID : 0k02k5Pcrgl 
애초에 같은 꿈을 수 개월동안 꾸면서 이 지리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건 큰 문제다- 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발 가는대로 아무대나 돌아다녀보기로 했다.

175 이름 : 이름없음 2019/09/05 23:51:36 ID : 0k02k5Pcrgl 
길이 엄청 복잡하게 느껴졌다. 약간 미로처럼? 방금 지나왔던 길인데 뒤를 돌아보면 구조가 바뀌어있고, 생판 처음 보는 길로 변해있었다. 예전에 누군가 내게 네가 꾸는 게 꿈이라는 걸 알고 싶으면 주변 건물이 바뀌는지 안 바뀌는지 유심히 보라고 했던 게 기억이 났다.

176 이름 : 이름없음 2019/09/05 23:53:03 ID : 0k02k5Pcrgl 
처음에는 낯선 골목을 돌아다니면서 이런저런 가게들과 사람들을 구경하는 게 재미있었는데, 지나면 지날 수록 혼란스러워졌다. 내가 도대체 어딜 걷고 있는 건지, 아니, 이게 애초에 내가 매일 꾸던 꿈은 맞는지, 내가 서연인지 아닌지 모든 게 다 헷갈리기 시작했다.

177 이름 : 이름없음 2019/09/05 23:54:42 ID : 0k02k5Pcrgl 
뭐라 설명할 수 없는 복잡한 기분으로 길을 걷고 있었는데, 점점 다리가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너무 오래 걸은 건가 싶어서 잠깐 멈춰서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178 이름 : 이름없음 2019/09/05 23:56:02 ID : 0k02k5Pcrgl 
여러 간판들이 이리저리 섞여있었지만, 그 중 내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건 이름없는 가게였다. 가게 문도 없이 문 자리에 그냥 녹색 두꺼운 천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 천을 밀고 들어가는 방식.

179 이름 : 이름없음 2019/09/05 23:57:33 ID : 0k02k5Pcrgl 
평소라면 그런 데 들어가지도 않았을텐데, 내 의지랑 상관없이 어느 순간 가게로 들어와있었다. 어둑어둑한 방 안에 촛불 서 너개만이 켜져있어서 좀 으슥한 느낌을 물씬 풍기는 가게였다.

180 이름 : 이름없음 2019/09/06 00:00:06 ID : 0k02k5Pcrgl 
애초에 가게가 아닌 것 같아서 주변을 둘러보니 검은 색 작은 소파와 테이블 하나, 그리고 의자 두 개가 전부였다. 분명히 사람도 없었다. 그냥 벽 선반에 좀 오래되어 보이는 책들이 세워져있었다. 아, 내가 서 있던 공간 뒤로 다른 공간이 이어지는 것 같았는데, 그 부분은 너무 어두워서 자세히 보진 못했다.

181 이름 : 이름없음 2019/09/06 00:02:04 ID : 0k02k5Pcrgl 
나가려 하니까 뭔가 계속 뒤에서 잡아끄는 느낌이 들었다. 이거 이서연 본인 의지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남아있었다. 이 꿈을 꾸면서 이런 느낌이 들었을 때 거부하고 내 맘대로 밀고 나가서 좋은 일이 일어났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182 이름 : 이름없음 2019/09/06 00:03:21 ID : 0k02k5Pcrgl 
책가방은 바닥에 내려두고 조금 삐걱거리는 의자에 앉아 있었다. 심심해서 핸드폰을 켰는데, 안테나가 하나도 잡히지 않아서 핸드폰도 못 하고 그냥 멀뚱히 앉아있었다.

183 이름 : 이름없음 2019/09/06 00:03:48 ID : 0k02k5Pcrgl 
좀 기다렸더니 그 어두운 공간에서 누군가가 걸어나왔다.

184 이름 : 이름없음 2019/09/06 00:05:51 ID : 0k02k5Pcrgl 
처음 보는 할머니였는데, 어쩐지 익숙한 느낌이었다. 외양을 대략 설명하자면, 긴 숄을 두르고 있었고, 인도 여성 전통 의상 알지? 머리에 천 두르는 거. 그런 걸 머리에 쓰고 있었다. TV 보면 점술가 할머니라고 나오는 분들, 딱 그런 느낌이었다.

185 이름 : 이름없음 2019/09/06 00:07:18 ID : 0k02k5Pcrgl 
근데 왜 이 할머니를 마주하게 된 건지 몰라서 우선 인사만 하고 할머니를 바라보았다. 보고 있으면 무슨 말씀이든 하실 것 같아서.

186 이름 : 이름없음 2019/09/06 00:08:57 ID : 0k02k5Pcrgl 
'그렇게 위험하다고 말렸는데 일을 저질렀어, 아주. 어린 게 겁도 없이.' 혀를 쯧쯧 차면서 의자에 털썩 앉은 할머니가 가장 먼저 하신 말씀이었다.

187 이름 : 이름없음 2019/09/06 00:10:48 ID : 0k02k5Pcrgl 
그게 무슨 말이냐고 물어봤더니 '그 몸 주인 말이야.' 라고 엄청 툴툴거리면서 대답하셨다. 좀 자세히 알려달라고 그랬는데, 할머니는 내 말이 무척 가소롭게 들리는 것마냥,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싫다고 하셨다.

188 이름 : 이름없음 2019/09/06 00:11:36 ID : 0k02k5Pcrgl 
그 몸 주인이 너한테 말해도 된다고 얘기해준 적 없는데 내가 그걸 왜 너한테 나불나불 다 불어야 되냐? 이러셨다.

189 이름 : 이름없음 2019/09/06 00:12:03 ID : 0k02k5Pcrgl 
그럼 할머니는 이 몸 주인이랑 어떻게 아는 사이냐고 물었다.

190 이름 : 이름없음 2019/09/06 00:12:56 ID : 0k02k5Pcrgl 
그랬더니 할머니가 '내 이웃사촌이여.' 라고 하시더라. 이웃사촌이 내가 아는 그 의미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191 이름 : 이름없음 2019/09/06 00:14:15 ID : 0k02k5Pcrgl 
그럼 이 몸 주인한테 할머니랑 얘기해도 된다고 허락받으면 제 질문에 대답해주실건가요? 하고 물었더니 고개를 끄덕이셨다.

192 이름 : 이름없음 2019/09/06 00:16:55 ID : 0k02k5Pcrgl 
그럼 제가 할머니를 어떻게 다시 찾아오나요? 하고 물었더니 네 발이 길을 외웠을텐데 뭘 사서 걱정하냐고 한 소리 들었다. 왠지 그 할머니가 이 꿈이랑 연관이 있는 것 같아서 물어보고 싶은 게 많았는데 오늘은 대답을 전혀 해줄 마음이 없는 것 같았다.

193 이름 : 이름없음 2019/09/06 00:18:06 ID : 0k02k5Pcrgl 
할머니랑 마주보고 있던 중에 갑자기 누가 '이서연!' 하고 생고함을 지르길래 놀라서 뒤를 돌아봤더니 미술학원 남자애가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194 이름 : 이름없음 2019/09/06 00:18:53 ID : 0k02k5Pcrgl 
왜 그러는 건가 싶어서 주위를 둘러보니 배경이 바뀌어있었다. 할머니의 가게가 사라지고 내가 횡단보도 한 복판에 주저앉아 있었다.

195 이름 : 이름없음 2019/09/06 00:19:55 ID : 0k02k5Pcrgl 
진짜 초록불이었기에 망정이었지, 빨간불이었으면 나 죽었다. 나도 그 때 진짜 놀라서 소리지를 뻔했는데, 그 남자애도 엄청 놀랐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196 이름 : 이름없음 2019/09/06 00:20:21 ID : 0k02k5Pcrgl 
걔가 막 뛰어와서 날 횡단보도에서 건져냈다.

197 이름 : 이름없음 2019/09/06 00:21:51 ID : 0k02k5Pcrgl 
좀 진정하고 나서 주변을 다시 살피니 미술학원 앞 사거리였다. 10초 전쯤까지 이상한 가게에 있었는데, 장면이 너무 빠르게 바뀌고 좀 심하게 놀라서 그런지 머리도 안 돌아갔다.

198 이름 : 이름없음 2019/09/06 00:23:17 ID : 0k02k5Pcrgl 
그 남자애한테 난 멀쩡하다는 걸 확인시켜주고 나서 같이 학원에 올라갔다.

199 이름 : 이름없음 2019/09/06 00:24:00 ID : 0k02k5Pcrgl 
할머니를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은 강하게 들지만, 이런 위험한 방식으로 귀가시킬 생각이라면 다신 안 만나고 싶다..

200 이름 : 이름없음 2019/09/06 00:25:33 ID : 0k02k5Pcrgl 
도대체 이서연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할머니를 만나고 났더니 더 궁금해진다. 내가 할머니를 만난 것도 단순한 우연은 아닌 것 같은데. 내가 아는 정보가 너무 없다는 게 느껴지는 꿈이었다.

201 이름 : 이름없음 2019/09/07 18:35:51 ID : pRxCi3A0pQo 
그남자애는 은근 많이 나오네? 많이 친한애인가보다

202 이름 : 이름없음 2019/09/07 18:36:20 ID : pRxCi3A0pQo 
이웃 사촌이라... 실제로 존재하신 분은 아닐 거 같네 느낌 상 사라진 걸 보면 말이야

203 이름 : 이름없음 2019/09/07 18:36:53 ID : pRxCi3A0pQo 
혹시 고등학교 이름이나 미술학원 이름 집 주소 기억나? 직접 찾아봐

204 이름 : 이름없음 2019/09/07 18:37:37 ID : pRxCi3A0pQo 
이건 직접 찾아서 만나봐야지 말이 통하겠는데? 꿈 속에선 너는 조종 당하는 거지 니 마음대로 움직이는 게 아니잖아

205 이름 : 이름없음 2019/09/12 22:22:48 ID : 0k02k5Pcrgl 
>>204 근데 걔가 진짜 실제하는 건지, 아님 그냥 내 꿈이 만들어낸 환상인지 그걸 모르겠어. 인스타나 페북 이런 걸로는 걔 못 찾아. 꿈에서 폴더폰 썼거든. 미술학원은 이름 대면 누구나 아는 그런 대형 프랜차이즈 미술학원은 아니었어. 진짜 동네 소규모 학원 느낌인데 아는 애들만 가는? 거기 학원 이름은 정확히 기억 안 나는데 문 앞에 lu delia 이런 글씨 적혀져 있었어. 사전에 쳐 보니까 없는 단어라고 해서 딱히 그 이름으로 단서를 얻을 수는 없을 것 같기도 해. 확실히 꿈이 날 조종하는 것 같은데, 다시 꿈 꾸게 되면 더 적어줄게.

206 이름 : 이름없음 2019/09/12 22:25:09 ID : 0k02k5Pcrgl 
월요일에 비 맞으면서 돌아다녔더니 감기 제대로 걸려서 감기약에 계속 취해 있었더니 잠을 자도 꿈을 꾸질 않았다. 감기 다 낫고 꿈 다시 꾸면 그 내용 써줄게. 미안. 오늘은 위에 폴더폰 얘기도 했으니까 봄에 핸드폰 개통했던 꿈 하나만 적어두고 갈게.

207 이름 : 이름없음 2019/09/12 22:26:21 ID : 0k02k5Pcrgl 
이 꿈은 3월 즈음에 꾼 것 같다. 날짜를 정확하게 안 적어두고 3줄 정도밖에 안 적혀 있어서 우선 기억 나는 대로 쓰겠다.

208 이름 : 이름없음 2019/09/12 22:29:35 ID : 0k02k5Pcrgl 
- 저번 꿈 꿀 때까지만 해도 내 손에는 스마트폰이 들려있었다. 하지만 SNS 에는 관심이 없는 건지, 그 흔한 카톡, 인스타, 페북 등은 깔려 있지도 않았고, 방탈출 추리게임만 대여섯 개 깔려있었다.
아, 그거랑 그림 그리는 어플. 지문 인식 폰이었기 때문에 그냥 심심하면 나도 추리 게임 몇 번 해 보긴 했지만, 딱히 내 취향이 아니었기 때문에 금세 질려 접었던 기억이 난다.

209 이름 : 이름없음 2019/09/12 22:30:10 ID : 0k02k5Pcrgl 
그런데 3월달 중반 즈음 부터는 핸드폰이 좀 오래된 검은 폴더폰으로 바뀌었다.

210 이름 : 이름없음 2019/09/12 22:31:31 ID : 0k02k5Pcrgl 
내가 꿈에 들어와 있을 때 폴더폰으로 바뀐 게 아니었다. 그냥 꿈을 꿨더니 폰이 이미 바뀌어져 있었다. 왜 갑자기 멀쩡한 스마트폰을 두고 폴더폰으로 바뀐 건지 궁금했다.

211 이름 : 이름없음 2019/09/12 22:32:02 ID : 0k02k5Pcrgl 
하지만 이걸 서연이 어머님께 물어보긴 좀 그랬고, 그래서 그냥 아무렇지 않게 들고 다녔던 것 같다.

212 이름 : 이름없음 2019/09/12 22:34:43 ID : 0k02k5Pcrgl 
꿈 속에서는 내가 실제로 교류하는 친구들이 손에 꼽는다. 첫 번째로 같은 반에 예린이라는 여자애. (얘는 짝이라 좀 대화를 많이 하는 편에 속한다.) 두 번째로는 급식실에서 같이 섞여서 밥 먹는 애들 몇 명, 그리고 마지막으로 미술학원 남자애. 그래서 딱히 핸드폰으로 연락할 애가 없었다.

213 이름 : 이름없음 2019/09/12 22:35:41 ID : 0k02k5Pcrgl 
어느 날 예린이가 '그 폰 싫다더니 잘만 가지고 다니네?' 라고 말하기 전까지는 딱히 폰에 관심도 없었다.

214 이름 : 이름없음 2019/09/12 22:36:37 ID : 0k02k5Pcrgl 
내 메모에는 이 말 이후 내가 예린이에게 질문한 것과 예린이의 대답만 적혀 있다. 왜 그 때 자세히 안 적었는지는 잘 기억 안 난다.

215 이름 : 이름없음 2019/09/12 22:37:57 ID : 0k02k5Pcrgl 
우선 나는 폰을 바꾼 일에 대한 정보가 없었기 때문에 ' 왜? 내가 이 폰 싫다고 그랬어? ' 라고 물어보았다.

216 이름 : 이름없음 2019/09/12 22:40:02 ID : 0k02k5Pcrgl 
그랬더니 예린이가 '아니 그게 아니라, 너 미술학원 친구가 네 폰 들고 튀다가 넘어져서 폰 날렸다며. 너 폴더 쓰면 방탈출 못 한다고 엄청 짜증냈잖아. 그 친구 가만히 안 둔다고.' 라고 대답해줬다.

217 이름 : 이름없음 2019/09/12 22:41:56 ID : 0k02k5Pcrgl 
그 대답을 듣는 순간 속에서 갑자기 열불이 확 올라오면서 방탈출 게임을 못 한다는 것에 대한 분노가 일었다. 동시에 미술학원 가면 걔 폰을 똑같이 날리겠다는 생각도.

218 이름 : 이름없음 2019/09/12 22:49:37 ID : 0k02k5Pcrgl 
>>201 진짜 쓰면서 생각해보니까 내 꿈 속에서 꽤 지분을 차지하는 애인 것 같아. 근데 윗 글 다시 보니까 내가 딱히 얘 설명을 안 해줬던 것 같아. 얘 이름은 서준인데, 성이 민 씨였어. 나이는 서연이랑 같은데, 미술을 좀 오래 하던 애 같아. 그림 잘 모르는 내가 봐도 확실히 그림을 잘 그리는 편이라. 학교에서 종종 마주치는데,반을 몰라. 내가 길 잃을까봐 교실에서 잘 안 나가서 그럴지도 모르겠어.

219 이름 : 이름없음 2019/09/12 22:51:52 ID : 0k02k5Pcrgl 
폰 들고 도망치는 거나 그림 가지고 시비 터는 거 보면 애가 좀 얌전한 편은 아닌 것 같은데, 그래도 이것저것 자잘하게 챙겨주는 건 있어. 얘를 들면 물통에 물 채워준다거나 음료수 살 때 내 것도 가끔 사준다거나, 이런 거. 그래서 막 나쁜 애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는 중.

220 이름 : 이름없음 2019/09/12 22:55:25 ID : 0k02k5Pcrgl 
지난 번에 횡단보도 한 가운데서 다리 굳었을 때, 걔가 나 건져가준 게 있어서 어쨌든 지금은 고마워하는 중이야. 다만 걔가 서연이 폰 날린 건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도 없고, 아직 서연이 본인도,나도 걔 폰을 날려버리지 못해서 그건 이 꿈을 안 꾸게 되는 날 전까지는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221 이름 : 이름없음 2019/09/15 04:06:43 ID : pRxCi3A0pQo 
그래 그건 짚고 넘어가야지 휴대폰 값이 얼마인데 흐음.. 다른 시대 같기도 하네 뭔가 5년전 같다 6년전 같다 휴대폰 내용만 들으면 그래 내 생각엔  스마트폰에 sns가 없는 건 입시때문이지 않을까 추측해 요즘도 입시때문에 휴대폰 완전히 바꾸잖아 고3용휴대폰이라고 문자 전화만 가능한 것도 있고 그런 의미로 고른 휴대폰이지 않을까 추측해 그렇다면 흐음 학교 이름은 기억해? 학교 가봤다고 했나? 꿈에서라... 아예 주인이 너에서 그 여자애로 바뀐 느낌이라 너가 만나고 싶다고 해서 만날 순 없는 거 같아 나는 어케든 찾아보는 것을 추천 다음에 꿈 꿀 때 자동차가 지나다니는 도로 위에 표지판 있지? 그걸 확인하고 기억해  근처 버스 정류장도 있으면 보고 주변 상가 보다 그게 좋을 거야

222 이름 : EEE 2019/09/15 13:21:16 ID : o0r805Vbu4L 
>>222 >>222
>>222 >>222

223 이름 : 이름없음 2019/09/15 14:27:27 ID : u4IE4K3VdRx 
학교 배정받는 꿈에서 학교이름 본거아니야? 기억이 안나는 거려나?

224 이름 : 이름없음 2019/09/16 01:27:09 ID : 0k02k5Pcrgl 
>>221 그러게, 생각해보니까 꿈에서 달력을 본 적이 없었어. 이건 확실해. 날짜를 확인할 생각 자체를 안 했던 것 같아. 그냥 같은 시간대라고만 생각했는데 뭔가 좀 걸리네. >>223 학교 이름은 정확하게 기억이 안 나.. 배정 받는 꿈 꿀때 이렇게 오래 꿀 거라고 생각을 안 해서 그런 건지 자세하게 써 두지도 않았고, 학교 교문 앞에 이름도 다 한자로 적혀 있어서 글씨가 정확히 떠오르지가 않아... 그냥 제일 선명하게 기억나는 건 학교 운동장에 있는 거대한 시계탑에 文 자 비슷하게 생긴 학교 마크 써져 있던 것만 생각나

225 이름 : 이름없음 2019/09/16 01:29:27 ID : 0k02k5Pcrgl 
>>221 최대한 노력해볼게. 생각해보니까 도로명 이런 거 눈여겨보는 게 더 걔를 찾아내는데 수월하게 해 줄 것 같아. 조언 고마워!
핸드폰 건도 해결하게 되면 다시 얘기하러 올게.

226 이름 : 이름없음 2019/09/16 19:59:46 ID : K42E1fO5WnQ 
>>14 ㅋㅋㅋㅋㅋㅋㅋ

227 이름 : 이름없음 2019/09/19 01:54:49 ID : 2pSGnxDtipe 
언제오세용

228 이름 : 이름없음 2019/09/23 07:57:50 ID : Qty0oIGrbyL 
잘 지내고 있으려나??

229 이름 : 이름없음 2019/09/24 00:11:23 ID : 0k02k5Pcrgl 
>>227  >>228 미안해요, 아무런 글도 안 남겼었구나. 다음 주가 중간고사라 너무 바빴어. 중간고사 보고 나서 다시 쓰러 올게. 기다리게 해서 진짜 미안.

230 이름 : 이름없음 2019/09/26 12:13:45 ID : pRxCi3A0pQo 
>>229 아무런 글도 안 남겼었다니.. 쓰니 혹시 기억력이 많이 안 좋아졌니? 엄청 바쁘게 지냈구나? 신경 안 쓴 만큼 현재를 바쁘게 살아서 다행이야ㅠㅠㅠ

231 이름 : 이름없음 2019/09/28 12:01:29 ID : BcIE2mk62E9 
lu delia 이거 에스페란토어 같은데?

232 이름 : 이름없음 2019/09/28 12:06:57 ID : BcIE2mk62E9 
에스페란토어로 '누군가로 부터의 그(남자)' 같은 의미네요

233 이름 : 이름없음 2019/09/29 19:58:16 ID : 2q1AZdyHyIH 
너가 서연이라는 얘 폰으로 너 전화번호를 치고 문자를 보내봐
그리고 일어나서 문자왔는지 확인해보는 건 어때? 안올 것같지만..
그리고달력확인은 꼭 해봐!

234 이름 : 이름없음 2019/10/01 23:08:17 ID : pRxCi3A0pQo 
>>233 오 천재

235 이름 : 이름없음 2019/10/01 23:08:36 ID : pRxCi3A0pQo 
>>231 그 단어가 어디있었어? 난 왜 못봤지? ㅜㅜ

236 이름 : 이름없음 2019/10/04 17:12:50 ID : 0k02k5Pcrgl 
>>230 ㅋㅋㅋ 기억력은 항상 안 좋은 편에 속하는 것 같아. 요즘 시험 말고도 이것저것 준비하고 있는 게 많아서 조금 바쁘긴 했어. 정신 좀 추스르고 제대로 쓸게. 맞다, 글 읽어줘서 고마워!

237 이름 : 이름없음 2019/10/04 17:15:37 ID : 0k02k5Pcrgl 
>>231 에스페란토어? 헉 전혀 생각지도 못했어. 아무래도 그냥 보기에 영어같지도 않고, 프랑스어사전에 검색해도 뭐 안 나오길래 의미가 없는 줄 알았더니... 누군가로부터의 그, 왠지 lu delia 라는 말 뒤에 뭐가 더 있을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어. 미술학원 쪽으로 가면 확실히 보고 와야겠어.

238 이름 : 이름없음 2019/10/04 17:22:50 ID : 0k02k5Pcrgl 
>>233 헐 그래볼까. 진심 천재네. 거의 7개월 가까이 꿈 꾼 나도 생각도 못한 방법인데ㅋㅋㅋㅋ 보내볼게. 안 될 것 같긴 한데 좀
궁금하긴 하다. 아, 달력 생각하니까 갑자기 예전에 꿈에서 뉴스 봤던 게 생각났어.

239 이름 : 이름없음 2019/10/04 17:24:31 ID : 0k02k5Pcrgl 
아침에 등교 준비를 할 때면 늘 거실에는 TV가 틀어져 있었던 것 같다. 볼륨이 진짜 작아서 거의 들리지도 않았던 것 같은데, 화면은 대부분 뉴스였어.

240 이름 : 이름없음 2019/10/04 17:26:14 ID : 0k02k5Pcrgl 
여름 즈음의 뉴스였던 것 같다. 아마도. 정확히는 모르겠어.
최근에 꾸진 않았어. 그래서 좀 기억이 흐릿해.

241 이름 : 이름없음 2019/10/04 17:35:14 ID : 0k02k5Pcrgl 
화성이랑 붉은 달을 보게 된다 라는 타이틀만 기억 난다. 현실에서 내가 밤하늘 보는 걸 좋아해서 꼭 그런 거 있으면 한 번 더 쳐다보곤 하거든.

242 이름 : 이름없음 2019/10/04 17:36:35 ID : 0k02k5Pcrgl 
날짜도 정확히 기억 안 나고, 다른 내용 하나 없이 타이틀만 머리에 박혀있어서 그냥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네이버 뉴스에 검색해보면 비슷한 내용 나오겠지? 생각 난 김에 찾아봐야지.

243 이름 : 이름없음 2019/10/04 17:39:14 ID : 0k02k5Pcrgl 
혹시 질문 있으면 써 줘. 오랜만에 왔는데, 최근에 기절잠 자느라새로 꿈 꾼 내용이 없어서... 기다리고 있었을(?) 사람들한테 진짜미안해. 궁금한 거 써주면 그거라도 열심히 답해줄게!!

244 이름 : 이름없음 2019/10/05 19:24:02 ID : pRxCi3A0pQo 
>>241 2018년 7월26일

245 이름 : 이름없음 2019/10/06 16:15:01 ID : s8p9a60nxvh 
빨리 얘기해줘~~~

246 이름 : 이름없음 2019/10/08 07:21:04 ID : 0k02k5Pcrgl 
>>245 한동안 꿈을 안 꿔서 올 수가 없었어ㅠ 드디어 꿈을 꿨어!

247 이름 : 이름없음 2019/10/08 07:21:39 ID : 0k02k5Pcrgl 
너무 짧은 꿈이라 무슨 일이 막 벌어지지도 않았지만 우선 쓸게.

248 이름 : 이름없음 2019/10/08 07:23:27 ID : 0k02k5Pcrgl 
침대에 누워있었다. 이불이 도톰하고 방 안의 공기는 어쩐지 싸늘했다. 무척 깜깜한 밤이어서 사실 난 그게 현실인 줄 알았다. 마치 내가 현실에서 침대에 누워있는 상황과 너무 똑같았기 때문이다.

249 이름 : 이름없음 2019/10/08 07:23:55 ID : 0k02k5Pcrgl 
고개를 돌렸더니 목덜미에 감겨오는 머리카락의 촉감에 이게 꿈이란 걸 깨달았다.

250 이름 : 이름없음 2019/10/08 07:24:20 ID : 0k02k5Pcrgl 
그런데 꿈 속에서도 졸렸던 건지, 계속 온 몸이 나른하게만 느껴졌다.

251 이름 : 이름없음 2019/10/08 07:25:38 ID : 0k02k5Pcrgl 
이러고 있다간 꿈 속에서 잠들 것 같다는 예감이 들어서 별 생각을 다 했었다. 사실 방 밖으로 나가고 싶었는데, 만약 나간다면 서연이의 가족들이 왜 돌아다니냐고 할까봐 나가진 않았다.

252 이름 : 이름없음 2019/10/08 07:26:27 ID : 0k02k5Pcrgl 
손을 뻗어 허공을 더듬다가 책상같은 무언가에 콱 부딪혔다.

253 이름 : 이름없음 2019/10/08 07:27:13 ID : 0k02k5Pcrgl 
생각보단 아프지 않았는데, 일어나보니 꿈에서 부딪혔던 자리에 멍이 생겼다. 자면서 진짜 손을 휘둘렀나...

254 이름 : 이름없음 2019/10/08 07:28:03 ID : 0k02k5Pcrgl 
하여튼, 손을 부딪히고 난 뒤, 서연이의 휴대폰을 찾을 수 있었다.
그 책상 비스무리한 거 위에 있었다.

255 이름 : 이름없음 2019/10/08 07:28:36 ID : 0k02k5Pcrgl 
문득, 시간 날짜 확인해보라던 댓글과 내 번호로 문자 보내보라던 댓글이 떠올랐다.

256 이름 : 이름없음 2019/10/08 07:29:29 ID : 0k02k5Pcrgl 
핸드폰을 열어보니 시계가 뜨긴 뜨던데... 숫자가 계속 왔다갔다 바뀌고 있는 듯한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기분 탓이겠지.

257 이름 : 이름없음 2019/10/08 07:29:49 ID : 0k02k5Pcrgl 
제일 많이 보였던 시간은 새벽 3시 25분이었다.

258 이름 : 이름없음 2019/10/08 07:30:24 ID : 0k02k5Pcrgl 
날짜는 년도가 뜨질 않아서 그냥 월일만 확인했다.

259 이름 : 이름없음 2019/10/08 07:30:58 ID : 0k02k5Pcrgl 
10월 7일이었나, 8일이었나..

260 이름 : 이름없음 2019/10/08 07:31:18 ID : 0k02k5Pcrgl 
오늘 날짜와 비슷, 아니 똑같았던 것 같다.

261 이름 : 이름없음 2019/10/08 07:31:52 ID : 0k02k5Pcrgl 
시간이 여기서도 현실과 똑같이 가는 걸까.

262 이름 : 이름없음 2019/10/08 07:37:11 ID : 0k02k5Pcrgl 
문자함을 열어보니 받은 메시지가 쌓여있었다. 한 20통이 넘게.

263 이름 : 이름없음 2019/10/08 07:39:37 ID : 0k02k5Pcrgl 
어째서인지 문자 내용까지 읽고 싶지는 않았다. 그냥 슬쩍 보니, 한 명에게서 그 수 많은 내용이 날아온 것 같았다. 생각해보니 누군지 궁금하다. 읽어볼 걸 그랬나.

264 이름 : 이름없음 2019/10/08 07:40:19 ID : 0k02k5Pcrgl 
어쨌든 내 번호로 문자는 보내봤다. 내용은 다른 거 안 넣고 그냥 내 톡디 써놨다.

265 이름 : 이름없음 2019/10/08 07:44:34 ID : 0k02k5Pcrgl 
톡디를 써놨으니까 궁금하면 카톡에 입력은 해보겠지, 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랬다.

266 이름 : 이름없음 2019/10/08 07:45:39 ID : 0k02k5Pcrgl 
노트북이랑 태블릿이 있는 건 저번에 확인했으니, 카톡을 깔 수는 있을 거야. (아마도 본인 의지만 있다면..)

267 이름 : 이름없음 2019/10/08 07:46:26 ID : 0k02k5Pcrgl 
아, 그냥 내가 거기서 깔아볼 걸 그랬... 아니다 암호 잠금해놨으면 그거 못 풀었을 거야.

268 이름 : 이름없음 2019/10/08 07:47:07 ID : 0k02k5Pcrgl 
아침에 일어나보니 문자가 와 있지는 않았다. 어차피 예상했던 결과이기 때문에 아쉽지는 않았다.

269 이름 : 이름없음 2019/10/08 07:47:40 ID : 0k02k5Pcrgl 
톡으로도 연결이 안 되면, 걔랑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은 편지만 존재하는 거겠지?

270 이름 : 이름없음 2019/10/08 07:49:29 ID : 0k02k5Pcrgl 
>>244 ?! 저 뉴스가 여기서도 나왔어? 신기하네... 그것도 작년
어라 그럼 내 꿈이 작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건가? 월 일은 같은데 년도만 다른? 뭐지?

271 이름 : 이름없음 2019/10/08 19:47:14 ID : pRxCi3A0pQo 
휴대폰 번호 옛날부터 그대로였어?

272 이름 : 이름없음 2019/10/08 19:53:19 ID : pRxCi3A0pQo 
이미지보기
>>270 구글에 화성 붉은 달 검색했는데 나오더라고

273 이름 : 이름없음 2019/10/08 19:59:56 ID : mre6o3Wi5Wr 
예전에 그런 글을 봤어 저주? 보다는 소원성취인데 시간을 가져가는대신 소원을 들어준다고 그라그 너처럼 계속 몸을 옮겨가며 사는 사람의 얘기도 둘다 스레딕에 있고 위에 얘기는 오컬트판에 있어 밑 얘기는 레전드였나..블로그에서 봤나..암튼 너도 그런것같아 음..최대한 너한테 피해안가는게 좋을거야 물론 내가 그런일을 당한다면 최대한 즐기겠지만 어차피 내가 아닌데 무슨일을 하든 뭔상관이야 싶잖아

274 이름 : 이름없음 2019/10/08 21:00:47 ID : 0k02k5Pcrgl 
>>271 내 번호? 응. 지금 번호 쓴 지 8년 정도...?

275 이름 : 이름없음 2019/10/08 21:02:15 ID : 0k02k5Pcrgl 
>>272 헉 저 타이틀이었어! 맞아!! 문구 완전 똑같아서 지금 살짝 팔에 소름 올라왔어...

276 이름 : 이름없음 2019/10/08 21:07:51 ID : 0k02k5Pcrgl 
>>273 엇 진짜? 찾아보고 와야겠다. 알려줘서 고마워! 아직까지는 좀 피곤하다는 것만 빼고는 별 다른 일 생기진 않아서 그냥 그러려니 하고 있어. 위에 꿈 스위치 방법도 시도는 해봤는데 익숙하지 않은 건지 다른 이유에선지 도통 어떻게 하는 질 모르겠더라. 최대한 아무 생각 없이 흘러가는 대로 두려고. 오히려 내가 그 꿈에 대해 막 캐내보려고 하면 약간 사고? 그런 비슷한 게 일어나는 것 같아. (교통사고라던지 길 잃는 거라던지.) 내 힘으로 멈춰지는 게 아니니까 그냥 내버려두고 나도 즐긴다면, 이 애의 꿈을 언젠간 그만 꾸겠지..? 하여튼 이 꿈도 그냥 내 정신을 가져가는 대신 소원성취해주는 꿈이면 좋겠다..ㅎ

277 이름 : 이름없음 2019/10/09 09:06:11 ID : 0k02k5Pcrgl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사들고 나오는 길이었다. 날은 맑았고, 길은 한산했다.

278 이름 : 이름없음 2019/10/09 09:06:28 ID : 0k02k5Pcrgl 
학교 근처에 있는 스타벅스라 길은 익숙했다.

279 이름 : 이름없음 2019/10/09 09:11:21 ID : eZdxDulbfRA 
>>276 엄..소원성취가 사실이라면 그 애가 주도한거니까 그애의 소원이 성취되겠지..?

280 이름 : 이름없음 2019/10/09 09:27:59 ID : 0k02k5Pcrgl 
손에 들린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가 눈을 찌푸렸다. 시럽 좀 탔으면 좋았을텐데. 엄청 썼다.

281 이름 : 이름없음 2019/10/09 09:29:04 ID : 0k02k5Pcrgl 
>>279 아 그렇게 되나...ㅠ 그럼 난 이 꿈 꾸고 얻는 이익이 없는 거네..?

282 이름 : 이름없음 2019/10/09 09:30:04 ID : 0k02k5Pcrgl 
커피 마시기는 포기하고 그냥 걷고 있었는데 갑자기 열심히 달리는 사람이 나타났다. 내 팔을 툭 치고 갔는데, 그 바람에 커피가 옷에 조금 튀었다.

283 이름 : 이름없음 2019/10/09 09:30:40 ID : 0k02k5Pcrgl 
미미한 양이었지만 어쨌든 커피가 묻었다는 사실이 신경쓰여서 근처 건물 화장실을 찾았다.

284 이름 : 이름없음 2019/10/09 09:31:17 ID : 0k02k5Pcrgl 
줄이 무시무시할 정도로 길었는데, 대부분 할머님들이 서 계셨다.

285 이름 : 이름없음 2019/10/09 09:31:53 ID : 0k02k5Pcrgl 
한참을 기다려서 세면대 앞에 섰는데, 어떤 할머니가 새치기 해서 내 자리를 빼앗았다.

286 이름 : 이름없음 2019/10/09 09:32:41 ID : 0k02k5Pcrgl 
열 받았다. 나는 오래 기다려서 겨우 앞에 온 건데 새치기하면 뭐가 되냐고.

287 이름 : 이름없음 2019/10/09 09:33:07 ID : 0k02k5Pcrgl 
할머님께 좋게 말씀드렸다. 제가 여기 먼저 왔어요 라고

288 이름 : 이름없음 2019/10/09 09:34:25 ID : 0k02k5Pcrgl 
그랬더니 젊은 게 어디서 어른한테 시비 거는 걸 배워왔냐는 소리를 들었다.

289 이름 : 이름없음 2019/10/09 09:37:13 ID : 0k02k5Pcrgl 
아무리 생각해도 짜증난다. 그나마 주변 사람들이 할머니한테 뭐라고 해서 빨리 진정할 수 있었다.

290 이름 : 이름없음 2019/10/09 09:37:36 ID : 0k02k5Pcrgl 
커피 자국을 대충 지우고 나니 정말 피곤해졌다.

291 이름 : 이름없음 2019/10/09 09:38:00 ID : 0k02k5Pcrgl 
서연이가 어디 갈 생각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그냥 집에 가고 싶었다.

292 이름 : 이름없음 2019/10/09 09:38:16 ID : 0k02k5Pcrgl 
그 때 핸드폰 알림 소리가 났다.

293 이름 : 이름없음 2019/10/09 09:38:44 ID : 0k02k5Pcrgl 
별 생각 없이 휴대폰을 열었다가 놀라서 커피를 또 떨어뜨릴 뻔했다.

294 이름 : 이름없음 2019/10/09 09:39:01 ID : 0k02k5Pcrgl 
누구? 라고 간단히 온 문자.

295 이름 : 이름없음 2019/10/09 09:39:38 ID : 0k02k5Pcrgl 
내 번호로 온 답장이었다.

296 이름 : 이름없음 2019/10/09 23:19:15 ID : s8p9a60nxvh 
그래서???? 뭐 이렇게 드라마급으로 끊어~~~~

297 이름 : 이름없음 2019/10/10 00:17:06 ID : pRxCi3A0pQo 
휴대폰에 서연이 번호 찾아보면 연락 할 수 잇겠다!! 오!!!

298 이름 : 이름없음 2019/10/10 00:18:15 ID : pRxCi3A0pQo 
>>273 미안한데  제목이 뭔지 알려줄 수 있어? 스레주에게 손해가 없다면 다행인데

299 이름 : 이름없음 2019/10/10 00:21:10 ID : pRxCi3A0pQo 
>>276 아 그러네 뭔갈 찾을수록 안 좋을려나 맞아 그냥 아무생각 없이 즐기는 것도 좋은 거 같애

300 이름 : 이름없음 2019/10/10 22:46:05 ID : TVgqrAi4E8j 
>>273이야
밑글은 https://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chldudwo0917&logNo=220606343257&categoryNo=1&proxyReferer=&proxyReferer=https%3A%2F%2Fwww.google.com%2F 이거

윗글은 http://thredic.com/index.php?document_srl=20015277 이거야

물론 모르는게 약일때도 있지만 혹시 모르니까 그리고 밑글은 아무래도 시간의 혼동이지 누군가가 대신 사는건 아니래 후기가 있더라 그냥 재미로 보는것도 좋으니까:)

301 이름 : 이름없음 2019/10/11 03:36:04 ID : HyIHA6jfU0n 
어.. 이런 얘기 좀 조심스럽고 미안하긴 하지만 혹시 생리는 안 했어? 만약 그랬으면 뭔가 되게 운이 좋다. 생리 안 하는 날만 피해서 가다니...

302 이름 : 이름없음 2019/10/11 03:41:07 ID : i4MrwFgY5TT 


303 이름 : 이름없음 2019/10/11 07:52:46 ID : 0k02k5Pcrgl 
>>296 ㅎㅎㅎ 읽어줘서 고마워!
 >>297 중요한 건 내가 현실에서 문자를 받은 적도 없고, 답장을 쓴 적도 없었다는 거야... 도대체 저 답장을 누가 보낸 걸까? 꿈 속에서 '진짜' 나도 움직이고 있는걸까?

304 이름 : 이름없음 2019/10/11 08:17:38 ID : 0k02k5Pcrgl 
>>301 아냐 물어볼 수도 있지. 꿈에서 서연이 본인이 보여주고 싶지 않은 장면? 이나 아님 내가 걔 이미지를 깨트릴만한? 그런 장면이 나오면 드라마에서 장면 바뀌듯 배경이 휙휙 바뀌는 경향이 있어. 그래서인지 불쾌한 느낌, 감정만 느꼈어. 꿈이라 그런지 통증은 안 느껴졌는데, 왜 그 날 기분이 나빠지고 우울해지는지 알 것 같은 느낌? 꿈에서 잠깐만 느끼는 나도 이런데 이 힘든 날을 한 달에 한 번씩 겪는 건 진짜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305 이름 : 이름없음 2019/10/11 14:25:29 ID : pRxCi3A0pQo 
>>304 그러면 걔는 정말로 힘들겠다.. 생리통이 심한듯 내 생각엔 고통은 없고 느낌만 받은 거 같아

306 이름 : 이름없음 2019/10/12 09:33:30 ID : 0k02k5Pcrgl 
>>305  그치, 걔 엄청 힘들 것 같았어. 그냥 감정만 느껴지는 건데도 힘들던데. 내가 그 고통까진 짐작할 순 없지만, 그 감정을 느끼고 있는 것만으로도 무척 괴로웠어...

307 이름 : 이름없음 2019/10/12 09:35:23 ID : 0k02k5Pcrgl 
근데 도대체 저 꿈 속의 상황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오늘은 꿈을 안 꿔서 새로운 상황이 진전된 건 없는데, 그 김에 지금까지 일어났던 상황들을 정리를 해야되겠다.

308 이름 : 이름없음 2019/10/12 09:37:20 ID : 0k02k5Pcrgl 
가설 1. 꿈 속 세계는 현재와 년도가 다르다.
이게 확실한 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꿈 속도 10월이다. 그렇다면 내가 꿈에서 여름 즈음에 본 뉴스도 현재와 월은 일치한다는 거겠지. 작년 뉴스를 봤으니까 년도만 다른 거라고 추측한다.

309 이름 : 이름없음 2019/10/12 09:39:25 ID : 0k02k5Pcrgl 
가설 2. 꿈 속에서 내가 무언가를 알아내고자 하면 다친다.
이 꿈 자체가 나한테 뭘 알려주고 싶어하는 것 같지가 않다. 저번에 서연이가 나한테 해줬던 말을 생각해보면, 분명한 목적은 있는 것 같다. 이건 저절로 알게 되는 걸까? 왜 아직까지도 난 감이 잡히는 게 없는 걸까?

310 이름 : 이름없음 2019/10/12 09:45:15 ID : 0k02k5Pcrgl 
가설 3. 서연이의 몸은 아주 약하다.
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애의 육체 자체가 너무 약하다. 조금의 충격만 가해져도 내가 꿈에서 튕겨져나와버리는데, 이 때 튕겨져 나오면 현실의 나도 같이 아프다. 체육 활동을 할 때 무척 버겁게 느껴진다. 근데 그건 운동을 꾸준히 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닌 것 같다. 특히... 자전거에 부딪히고 병원에 실려간 이후부터 유난히 심하게 느껴진다.

311 이름 : 이름없음 2019/10/12 09:51:36 ID : 0k02k5Pcrgl 
가설 4. 서연이의 몸에 내가 들어가면, 능력치? 재능? 이 바뀐다.
말 그대로, 잘하는 특기가 바뀐다. 서연이는 원래 그림을 잘 그리는 애고, 나는 피아노를 잘 친다. 꿈에서 내가 서연이 몸으로 들엊가면 그림을 그 애가 그려놓은 거에 비해 굉장히 못 그리게 된다.
대신 서연이가 못 치는 피아노는 잘 치게 된다. 그래서 미술학원 갈 때 무척 곤란하다. 쌤한테 자주 혼난다. 그림 못 그린다고ㅠ

312 이름 : 이름없음 2019/10/12 09:54:16 ID : 0k02k5Pcrgl 
가설 5. 꿈 안에는 '나' 도 존재하는 것 같다.
이건 정확하게 모르겠는데, 그 문자 이후로 확신했다. 내 폰에는 우선 서연이가 보낸 문자가 와 있지 않고, 답장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서연이 폰에 '내'가 보낸 답장이 왔다는 건, 꿈 안에서 '내'가 살아서 움직이거나, 아님 조종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거겠지. 다시 꿈 꾸면 무조건 문자 먼저 보낼 예정.

313 이름 : 이름없음 2019/10/12 09:57:23 ID : 0k02k5Pcrgl 
가설 6. 서연이는 주술? 등의 방법을 사용했을 것이다.
할머니께서 위험한 방법을 사용했다고 하셨지. 그 말은 결국 우리가 일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쓰는 방법을 사용한 건 아니라는 것. 내가 이 애의 몸에 들어와 일상을 보내고 있는 것도 사실 생각해보면 이상현상이니까. 뭘 쓴 건지는 잘 모르겠어. 서연이를 만나거나, 아님 할머니를 만나거나 해야할텐데, 그러고 나면 난 분명히 또 다칠 거다.

314 이름 : 이름없음 2019/10/12 10:02:15 ID : 0k02k5Pcrgl 
추가) 일상생활은 마냥 편안한 건 아니다. 사실 곤란할 때가 더 많다. 곤란했던 경험은 이 곳에 아직 쓰진 않았다. 가장 당혹스러웠던 건 아무래도... 고백 받았던 꿈이 가장 곤란했던 것 같다. 화장실? 당연히 힘들다. 꿈이라고 해서 느낌이 사라지는 건 아니기 때문에 화장실 가고 싶었던 느낌도 정말 많았다. 하지만 뭔가 화장실을 사용하기는 어색하기도 하고, 거부감이 들어서 장면이 빨리 바뀌기를 바란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315 이름 : 이름없음 2019/10/12 10:07:39 ID : 0k02k5Pcrgl 
그리고 머리. 세상에. 난 머리 그렇게 길게 기르고 다니는 사람들을 앞으로 존경하고 싶다. 저번에 비 맞아서 머리만 감은 적이 있는데, 긴 머리가 마르질 않아서 짜증났던 기억이 있다. 여름에는 뭘 해도 덥던데, 심지어 서연이 머리카락은 교복 마크를 가리고도 조금 더 내려오는 길이이다. 배 중반부까지? 자를 수도 없고..ㅜ
원래 내 이상형이 긴 생머리였는데 이 꿈 꾸고 나면서 긴 머리 관리하기는 무척 어려운 일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316 이름 : 이름없음 2019/10/12 19:12:43 ID : pRxCi3A0pQo 
>>315 긴머리의 고충을 알아줘서 감사 꿈 꾸면 자주 빗어주라

317 이름 : 이름없음 2019/10/13 01:01:42 ID : gmMo0pVeZfO 
맞아 오일도 자주 발라줘

318 이름 : 이름없음 2019/10/13 09:06:09 ID : pRxCi3A0pQo 
귀찮아도 머리 꼭 말려줘 안 그럼 탈모생겨 머리 말리다 중간에 헤어 에센스 발라주고 다시 말려줘 머리 말리는 방법도 알려줄까?

319 이름 : 이름없음 2019/10/14 21:58:24 ID : 0k02k5Pcrgl 
>>317  응. 오일 바르기. 만약에 머리 말리게 된다면 그렇게 할게.  >>318 자주 빗을게. 어쩐지 잘 엉키더라. 머리 말린 적이 꿈에서 딱 두 번 있었는데, 그냥 나 평소 하던 방식으로 말렸었어. 안 말리면 탈모 생긴다니, 조금 무섭네. 혹시 긴머리랑 짧은 머리는 말리는 방식이 다른 거야?

320 이름 : 이름없음 2019/10/14 21:59:18 ID : 0k02k5Pcrgl 
여기 글 쓰고 난 뒤로부터 서연이 꿈을 꽤 자주 꾸게 되었다. 내가 이 꿈에 대해서 더 많이 생각해서 그런 걸까나.

321 이름 : 이름없음 2019/10/14 22:00:23 ID : 0k02k5Pcrgl 
오늘은 전혀 상관없는 다른 꿈 꾸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서연이 꿈으로 이어졌다.

322 이름 : 이름없음 2019/10/14 22:02:12 ID : 0k02k5Pcrgl 
'나' 로부터 온 문자를 확인한 그 장면 그대로였다. 무섭다는 생각이 가득 들었지만, 궁금함이 더 컸기 때문에 '나' 에게 문자를 보냈다.

323 이름 : 이름없음 2019/10/14 22:03:00 ID : 0k02k5Pcrgl 
- 이서연 몸 안에 들어와 있는 (내 이름). 
이렇게 보내고 난 뒤, 몇 초 지나지 않아 답장이 왔다.

324 이름 : 이름없음 2019/10/14 22:04:44 ID : 0k02k5Pcrgl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지만, 장난 문자 보내지 마세요.> 라고 왔었다. 손 끝이 조금씩 차가워지는 느낌이었다. 난 저런 문자를 보낸 적이 없으니까.

325 이름 : 이름없음 2019/10/14 22:06:15 ID : 0k02k5Pcrgl 
하지만 딱딱한 말투나, 이모티콘을 전혀 쓰지 않는 버릇, 온점은 꼭 찍는 것으로 보아 어쩐지 내가 보낸 것 같은 느낌이 팍 들었다.

326 이름 : 이름없음 2019/10/14 22:07:50 ID : 0k02k5Pcrgl 
번호도 아는 마당에, 그냥 전화를 걸어보았지만. 역시 예상대로 걸리지 않았다. '상대방이 전화를 받을 수 없어, 삐 소리 이후 음성 사서함으로 연결됩니다.' 이 멘트를 3번째 듣고 난 뒤, 나는 전화하겠다는 마음을 접었다.

327 이름 : 이름없음 2019/10/14 22:10:28 ID : 0k02k5Pcrgl 
익숙한 길을 따라 집으로 천천히 걸어가는 길에는 바람이 많이 불었다. 하필이면 서연이가 원피스를 입고 있어서 좀 싸늘하게 느껴졌다. (평소에 온도에 민감한 편인데, 꿈에서도 추위를 많이 탔다.)

328 이름 : 이름없음 2019/10/14 22:12:46 ID : 0k02k5Pcrgl 
한참을 걸었는데도 스타벅스 근처 번화가를 빠져나갈 수가 없었다. 길치라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는데 어째서 꿈만 꾸면 집을 못 찾아가는 걸까. 그 때 자전거 소리가 막 울려서 뒤를 돌아봤다.

329 이름 : 이름없음 2019/10/14 22:16:26 ID : 0k02k5Pcrgl 
미술학원 친구, 서준이였다. 날 보자마자 왜 집이랑 반대방향으로 걷고 있냐고 물어보길래 집 가는 길이었다고 대답해줬다. 날 엄청 한심하게 쳐다보면서 하는 말이,
'너 바보냐?' 였다. 그 애는 꼭 내가 길을 잃을 때 나타나더라. 
어쩐지 심통이 나서 흘겨보았다.
'시비 걸꺼면 그냥 저리 가' 라고 말했다.

330 이름 : 이름없음 2019/10/14 22:17:33 ID : 0k02k5Pcrgl 
그래도 친구라고 의리는 있는 건지, 집 방향으로 데려다줬다. 집 앞에 다 와서 헤어지기 직전에 깨져버린 서연이의 핸드폰이 생각났다.

331 이름 : 이름없음 2019/10/14 22:20:56 ID : 0k02k5Pcrgl 
깨진 핸드폰은 어떻게 할 생각이냐고 물었다. 조금 미안하지만, 약간의 과장을 덧붙여 핸드폰 케이스까지 주문한 다음 날에 고장나서 케이스 값도 다 버렸다고 말해버렸다. 그 말을 꺼낼 때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분노가 느껴지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과장을 보탤 수밖에 없었다.

332 이름 : 이름없음 2019/10/14 22:22:31 ID : 0k02k5Pcrgl 
그랬더니 걔가 고개를 숙이더니 미안하다고, 알바 뛰면서 돈 모으고 있는 중이라고 말해서 깜짝 놀랐다. 한 두푼도 아닌데 그걸 어떻게.

333 이름 : 이름없음 2019/10/14 22:28:06 ID : 0k02k5Pcrgl 
'그, 그러게 누가 남의 핸드폰 부수래.'라고 당황해서 말했더니,
조만간 알바비 들어오니까 금방 줄 수 있을 거라고 눈썹을 八 자로 휘면서 대답하는데, 뭐라 더 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 뭔가... 안쓰럽다고 해야되나? 화내려 했던 마음 대신 불편하다는 마음이 자리잡았다. 그래서 그냥 걔 어깨만 몇 번 토닥이곤 '내일 학교에서 봐.' 라고 인사한 뒤 집에 올라왔다.

334 이름 : 이름없음 2019/10/14 22:29:41 ID : 0k02k5Pcrgl 
집에 올라와도 싱숭생숭한 마음은 사라지질 않아서 그냥 방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그 사이에 문자가 더 와있었다.

335 이름 : 이름없음 2019/10/14 22:31:46 ID : 0k02k5Pcrgl 
'전화를 거셨으면 말을 해야되는 거 아닌가요.'
'그런데 남의 이름은 어떻게 아셨어요?'
'이서연 몸에 들어가 있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저는 지금 이해가 안 가네요. 설명을 해주세요.'

전부 '나' 한테서 와 있었다.

336 이름 : 이름없음 2019/10/14 22:35:34 ID : 0k02k5Pcrgl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나' 를 만나보고 싶어졌다. 다음 꿈에는 '나' 를 직접 만나러 가던지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다칠 것 같아 두렵긴 하지만, 어쩐지 만나도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잠에서 깨어났다.

337 이름 : 이름없음 2019/10/14 22:37:10 ID : 0k02k5Pcrgl 
깨어난 뒤, 서연이의 얼굴을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이 꿈을 잊어버리면, 글은 남아있지만 그 애의 얼굴은 떠올리지 못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338 이름 : 이름없음 2019/10/14 22:38:04 ID : 0k02k5Pcrgl 
그래서 일어나자마자 바로 오늘 입고 있었던 원피스 차림으로, 서연이의 모습을 그려두었다.

339 이름 : 이름없음 2019/10/16 20:38:01 ID : 9fSK3U4585T 
와 진짜 너무 흥미진진하다 정주행함

거기가 1년 전이니까,  꿈 속의 너나 서연이에게 19년 10월 몇일에 어디서 만나자고 해보는게 어떨까

340 이름 : 이름없음 2019/10/17 02:35:36 ID : pbvjwHwq3Xx 
근데 꿈속에서 너를 만나게 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난 이게 너무 궁금하다. 막 갑자기 기괴해진다거나 그러진 않겠지?? 너무 오컬트를 많이 봤나...

341 이름 : 이름없음 2019/10/18 17:46:25 ID : 0k02k5Pcrgl 
>>339 재미있게 읽어줬다니 기쁘다..! 글을 잘 못 쓰는 편이라고 생각했거든. 하여튼 그 방법도 생각은 안 해본 건 아닌데, 시간이 다르게 흘러가고 있는데 만날 수 있을지 의심이 들어서 아직은 시도 해보진 않았어.. 만약에 꿈에서 일이 잘 풀린다면 편지 남겨볼 수 있을 것 같기도 해. 봐 줄지는 모르겠지만.

342 이름 : 이름없음 2019/10/18 17:48:41 ID : 0k02k5Pcrgl 
>>340 예전에 어디선가 도플갱어를 만나면 죽는다는 말을 들었어. 하지만 내 모습이 서연이인 상태에서 꿈 속의 '나' 를 만나면 괜찮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 사실 무섭긴 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거든. 그래도 나를 만나보고 싶어. 1년 전의 나를 만나면 신기할 것 같기도 하고. 미래의 일만 안 말한다면 무사하지 않을까?

343 이름 : 이름없음 2019/10/19 00:56:13 ID : pRxCi3A0pQo 
꿈에서 일어나자마자 만나기 전에 쓰고 가 혹시 모르니 말이야

344 이름 : 이름없음 2019/10/19 08:40:12 ID : 0k02k5Pcrgl 
>>343 ... 편지나 뭐, 그런 거 말하는 거 맞지? 미안, 제대로 이해한 건지 모르겠네. 근데 그건 일이 잘 풀린다는 조건이 있으면 쓸 수 있을 것 같아. 이번에는 서연이를 만나는 게 목적이 아니라 '나'를 만나야 하는 거니까. 나를 만날 때는 편지가 소용이 없을 것 같기도 하고.

345 이름 : 이름없음 2019/10/22 00:27:40 ID : 0k02k5Pcrgl 
아침에 쓰려고 했는데 너무 바빠서 까먹어버렸다. 별다른 진행상황은 없었는데, 그냥 기억 나는 장면 몇 개만 간략하게 기록해두겠다.

346 이름 : 이름없음 2019/10/22 00:42:00 ID : 0k02k5Pcrgl 
새로운 걸 알게 된 점은 서연이가 활동하고 있는 동아리가 3개나 된다는 점이었다. 하나는 동아리로 쳐 줄지 모르겠지만.
정규동아리 미술부, 자율동아리 일러스트 동아리(?). 여기까지는 그냥 저냥 동아리들이구나, 했는데 친구 4명이서 같이 하는 주술(?) 동아리가 있었다. 사실 뭐하는 동아린지는 잘 모르겠다.

347 이름 : 이름없음 2019/10/22 00:43:51 ID : 0k02k5Pcrgl 
예린이랑 말하다가 주술 동아리에 가입되어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왜 지금까지 몰랐지? 얘가 굳이 숨길 이유가 있었나?

348 이름 : 이름없음 2019/10/22 00:47:10 ID : 0k02k5Pcrgl 
'지난 번에 해 본다던 건 성공했어?'
'뭘 말하는 거야? 지난 번이 언제인데.'
'저번에 무슨 새로운 주문을 연구하겠다면서. 몇 개월이나 지났는데도 말이 없어서 실패한 줄 알았더니, 아예 까먹은 거야?'
'그게 무슨 말이야?'
'명색이 주술 동아리 차장인데 이렇게 관심이 없어서 어떡할래?
동아리 없어지겠다.'

349 이름 : 이름없음 2019/10/22 00:47:33 ID : 0k02k5Pcrgl 
대략 이런 말만 기억 나고, 장면이 바뀌었다.

350 이름 : 이름없음 2019/10/22 00:49:14 ID : 0k02k5Pcrgl 
그 뒤에 뭔가가 더 있긴 했는데, 장면도 너무 짧았고 무엇보다 바로 적질 않아서 머릿속에서 좀 많이 희미해졌다. 그래도 별 중요할 것 같은 장면은 없었던 것 같다.

351 이름 : 이름없음 2019/10/22 00:51:54 ID : 0k02k5Pcrgl 
아, 심지어 예린이는 주술 동아리 부장이었다. 그런데 거기 부원들도 본 기억이 전혀 없는데. 부장 차장 개념이 있는 걸로 봐선 동아리는 맞는 것 같은데. 근데 애초에 학교에 그런 동아리가 개설 되기도 하나? 자율 동아리니까 별 상관 없는 건가, 싶기도 하고. 나는 현실 학교에서 지루한 동아리들밖에 본 적이 없어서.

352 이름 : 이름없음 2019/10/22 01:00:42 ID : 0k02k5Pcrgl 
아, 맞아 그리고 머리 열심히 빗어줬던 거 생각났다. 머리 자주 빗어주라는 댓글이 있었던 걸 다행히 꿈에서 기억했다. 주머니에 빗 넣고 다니면서 몇 번 빗어줬는데, 뭔가 생각보다는 기분이 좋았던 것 같다. 엉키지도 않고 사르르르. 왜 머리를 자주 빗어주라는 지 알 것 같은 느낌이었다.

353 이름 : 이름없음 2019/10/22 01:08:09 ID : 0k02k5Pcrgl 
그냥 이건 다른 잡소리긴 한데, 서연이의 폐활량이 늘어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많다. 원래 들이마시던 거에서 뭔가 공기를 덜 마신 느낌인데 폐가 꽉 차버리니까 이상하다고 해야 되나.
근데 걔는 내가 맘대로 운동해서 폐활량 늘리길 바라진 않겠지. 쳇.

354 이름 : 이름없음 2019/10/22 07:39:27 ID : pRxCi3A0pQo 
>>353 아주 좋아할 껄? 근육통은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자기 체력이 좋아진다던데 근육통 쯔음 껌값이지!!!

355 이름 : 이름없음 2019/10/23 19:08:54 ID : 0k02k5Pcrgl 
>>354 ㅎㅎㅎㅎ 그럴려나... 만약에 그 애도 그렇게 생각해준다면, 운동을 해 볼 기회가 생기면 시도는 해보고 싶어졌어.

356 이름 : 이름없음 2019/10/23 19:10:52 ID : 0k02k5Pcrgl 
근데 어쩐지 뭐라고 명확하게 설명하긴 어려운데... 그 애를 만나봤거나, 접점이 있는 것 같다고 느껴진다.

357 이름 : 이름없음 2019/10/23 19:15:13 ID : 0k02k5Pcrgl 
그렇지 않고서야 같은 사람이 나오는 꿈을 이렇게 길게 꾸진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저번에 그린 그림을 오늘 그냥 멍하니 보고 있었는데, 현실에서 어디선가 본 것만 같은 잔상이 남았다. 꿈에서 본 장면도 아니었는데. 내가 미친 건가 싶기도 하다. 꿈이랑 현실을 헷갈리고 있는 걸까?

358 이름 : 이름없음 2019/10/23 21:11:26 ID : RvgZfU0pXzd 
.

359 이름 : 이름없음 2019/10/23 21:13:04 ID : RvgZfU0pXzd 
꿈을 즐기려고 해도 계속 스트레스 받고 신경 쓰이는 상황이라는 거야?  그럼 스레주한테 안 좋은 거 아니야?

360 이름 : 이름없음 2019/10/23 21:15:20 ID : nwq4Y1h9ilA 
빨리 걔를 만나서 뭔 수를 내던가 해야 될 것 같은데...? 현실에서도 걔 생각이 계속 나는 거라면 말이야. 이 꿈 왜 꾸는 건지는 전혀 설명 안 해주는 거야?

361 이름 : 이름없음 2019/10/23 22:55:56 ID : 2sqlwq1B9eE 
ㅂㄱㅇㅇ

362 이름 : 이름없음 2019/10/24 18:24:31 ID : tvA1BdTV9eG 
이거 약간 다른 너의 이름은 그거 같다 꿈에서 다른사람 몸으로 변하고 그런거 있잖아

363 이름 : 이름없음 2019/10/25 18:44:46 ID : 0k02k5Pcrgl 
>>359 신경 쓰이긴 하는데 그만 두는 법을 모르겠어. 나름 즐겨보려고 노력은 했는데, 현실에서도 마치 그 애가 살아있는 것마냥 생각한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인 것 같아.

>>360 응, 만나고 싶어. 내가 하도 꿈을 캐내려고 해서 이제 나타날 법도 한데 그 날 이후로 다시 안 나와. 꿈을 하도 오래 꿔서 그런지 그 애가 진짜 언젠가 내 곁에 있었던 것 같아.
착각이겠지만.

>>361 고마워! 꿈 꾸면 다시 이어서 쓸게.

>>362 너의 이름은 보면서 진짜 낭만적이라고 느꼈는데ㅋㅋㅋ 내 꿈은 낭만적이진 않지만... 그러게, 생각해보니까 비슷한 것 같기도 하네.

364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00:10:55 ID : dDxU6i7ak4N 
.

365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17:06:33 ID : k09tbio3Vhz 
신기행..

366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19:15:54 ID : 0k02k5Pcrgl 
>>365 읽어줘서 고마워!
오늘의 꿈으로 이제 모든 걸 알았는데, 뭐부터 써야할지 모르겠다. 사실 정리가 잘 안 되고 있는 것 같다. 그래도 혹시 읽어줄 사람 있을지도 모르니까 우선 쓰긴 쓰겠다.

367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19:17:19 ID : 0k02k5Pcrgl 
잠에서 깨어난 뒤, 아침이라는 걸 깨달았다. 창문이 열려있길래 손을 뻗어봤더니 무척 추웠다. 겉옷을 챙겨야지- 라고 막연히 생각했다.

368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19:18:26 ID : 0k02k5Pcrgl 
잠시 기다려도 장면이 바뀌질 않길래 오늘은 내가 학교 갈 채비를 하면 되는 건가, 라고 생각하면서 빠르게 머리를 감고 말려서 빗었더니 장면이 학교 1교시 쉬는 시간으로 바뀌었다.

369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19:20:20 ID : 0k02k5Pcrgl 
예린이가 다가와 재잘거렸다. 대충 다음 주가 수학여행이니 옷 사러가자는 이야기였다. '미안, 나 사실 옷 잘 못 골라.' 라고 말했더니 예린이가 '평소에 나보다 더 잘 입고 다니면서 무슨 헛소리야.' 라고 대답해주었다.

370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19:22:44 ID : 0k02k5Pcrgl 
그렇게 옷 사러가자고 한 뒤, 졸리고 지루한 수업 장면을 몇 번 넘겨가며 종례시간을 맞이했다. 예린이가 무척 들떠보였다. 우리는 버스를 타고 시내로 나가 옷 구경을 한 뒤, 버블티로 저녁을 해결한 뒤 헤어질 생각이었다.

371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19:24:46 ID : 0k02k5Pcrgl 
버스 정류장까지 걸어가는 길. 예린이가 다가오더니 내게 소곤거렸다. '이제 끝날 때 거의 다 됐지?' '뭐가?' '그거!' 
뭔지 정확히 설명을 해주지 않고선 입꼬리만 씩 당겨웃는데,
항상 밝고 쾌활하던 애가 그런 서늘한 표정을 지으니 어쩐지 꺼림직해서 걔보다 조금 앞서서 빠르게 걸었다.

372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19:25:24 ID : 0k02k5Pcrgl 
버스 정류장까지 가는 길에는 긴 횡단보도가 있었다. 차들이 많이 다니는, 조금 복잡한 도로.

373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19:26:00 ID : 0k02k5Pcrgl 
초록불이 바뀌자마자 걸어갔다. 그리고 그건 잘못된 선택이었다.

374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19:26:33 ID : 0k02k5Pcrgl 
꿈에서 온갖 사고는 다 당하고 다니면서 왜 주변을 한 번 더 안 돌아봤을까?

375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19:27:19 ID : 0k02k5Pcrgl 
예린이의 비명소리가 들려 바라본 왼쪽에는 멈추지 않고 달려오는 까만색 승용차가 있었다. 비틀비틀. 졸음운전이구나.

376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19:28:37 ID : 0k02k5Pcrgl 
피할 수 없었다. 정말, 이건 내가 꿈이 아니라 현실이어도 피할 수 없었다. 비명소리, 사람들의 시선, 울렁거림, 두려움. 모든 게 아즈라이 섞여 마치 거대한 파도처럼 날 잡아삼키는 것 같았다.

377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19:30:59 ID : 0k02k5Pcrgl 
이대로 죽는 구나. 내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서연이 본인이었다. 만약에, 내가 치여서 육체가 산산조각 나면, 이 애는 어떻게 되는 걸까. 살고 싶은데, 다리는 왜 안 움직이는 걸까. 
체념하고 눈을 감았다.

378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19:32:31 ID : 0k02k5Pcrgl 
그 때 누군가 거세게 내 교복 자켓 자락을 붙잡아 뒤로 끌었다. 정말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눈을 깜박이는 사이, 졸음운전 자동차는 가로수를 들이받고 멈춰있었다. 저 차에 치였다면. 순간 눈 앞이 아찔해졌다.

379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19:34:32 ID : 0k02k5Pcrgl 
간신히 숨을 고르고 있는데, 내 몸을 누군가 단단히 붙잡고 있는 게 느껴졌다. 귓가에서 정말 거세게 뛰고 있는 심장 소리가 둥둥 울렸다. 날 살려준 사람이구나. 너무 고마워서 그제서야 눈물이 터졌다.

380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19:35:06 ID : 0k02k5Pcrgl 
감사인사를 건네려고 고개를 돌린 순간, 나는 정신까지 얼어붙고 말았다.

381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19:35:21 ID : qZdwldxyJQm 
꿈이라지만 많이 무서웟겠다ㅠㅠ

382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19:35:58 ID : 0k02k5Pcrgl 
놀란 눈동자로 바라보고 있는 그 사람은 '나' 였으니까.

383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19:36:26 ID : 0k02k5Pcrgl 
>>381 응, 진짜 무서웠어. 태어나서 그런 느낌은 처음이었어...

384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19:37:26 ID : 0k02k5Pcrgl 
왜 내가 여기에? 라는 의문이 들기도 전에, 잠깐 블랙아웃이 찾아왔다. 잠시 후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내 몸 안에 들어와있었다.

385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19:38:34 ID : 0k02k5Pcrgl 
내 팔 안에 있던 서연이가 눈물을 흘리면서 이내 방긋- 정말 환하게 웃어주었다.

386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19:39:04 ID : qZdwldxyJQm 
하.. 서연이는 도대체 그 할머니랑 무슨 거래를 했을까?ㅠㅠ
계속 보고 있어!

387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19:39:38 ID : 0k02k5Pcrgl 
'고맙습니다.'
그 애가 나한테 처음으로 건넨 따뜻한 말이었다. 
'드디어 만났다.' 라면서 해사하게 웃어주더라.

388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19:40:32 ID : 0k02k5Pcrgl 
그 애가 웃음을 보이자 꿈 속의 사람들, 자동차, 심지어 공기의 흐름까지 멈추었다. 나와 그 애. 둘 만 움직이고 있었다.

389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19:41:26 ID : 0k02k5Pcrgl 
'드디어 만났다는 게 무슨 의미야?' 라고 물어봤더니 서연이가 '그 때 카페에서 못 말해줘서 미안.' 이렇게 말해줬다.

390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19:42:53 ID : 0k02k5Pcrgl 
'나 정말 기억 안 나요?' 라면서 날 빤히 쳐다보길래 서연이를 마주 바라보았다. 그 순간 서서히 기억이 저 깊은 곳에서 올라왔다.

391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19:44:30 ID : 0k02k5Pcrgl 
작년 가을에 난 서울에 있는 이모네 가게에서 알바를 하고 있었다. 잡일은 도맡아서 하는 알바였기 때문에 가끔 음식 재료가 부족하면 내가 마트로 뛰어가 사 오곤 했다.

392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19:45:25 ID : qZdwldxyJQm 
헉 예전에 진짜로 만났던 사람이었어??

393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19:46:01 ID : 0k02k5Pcrgl 
그 날은 재료가 떨어진 날이었다. 이모는 내게 심부름을 시켰고, 나는 귀찮음을 애써 누르고 마트를 향해 걷고 있었다. 그 날 이모부 차도 없었기 때문에 걸어가고 있었다.

394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19:46:20 ID : 0k02k5Pcrgl 
>>392 응, 만난 애였어!

395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19:47:24 ID : 0k02k5Pcrgl 
그리고 버스 정류장에서 그 여자애를 봤다. 초록불이 바뀌자마자 성큼성큼 걸어나가는, 교복 입은 긴 머리 여자애.

396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19:48:25 ID : 0k02k5Pcrgl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울린 것도 거의 동시였다. 왠 승용차가 멈추질 않고 달려오는데, 여자애가 꼼짝도 안 하고 굳어선 피하지도 않고 있었다.

397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19:49:30 ID : 0k02k5Pcrgl 
저 바보가, 저 나이에 죽으려고- 그 때는 내가 위험하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냥 저 애를 살려야겠다는 생각에, 아니 나도 솔직히 무슨 생각이었는지 모르겠어. 지금 생각해보니까 완전히 미친 짓이었어.

398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19:50:52 ID : 0k02k5Pcrgl 
정신없이 뛰어가서 그 애를 잡아끌었다. 신이 도운 건지, 여자애가 순순히 끌려왔고, 자동차도 간신히 피했다.

399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19:51:24 ID : qZdwldxyJQm 
와 설마 그 이후로 서연이가 스레주 찾고 싶어서 그 할머니랑 거래한거였으려나ㅠㅠ
계속 보고 있어!! 이야기가 끝나가는 것 같아 아쉽지만..ㅠㅠ

400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19:52:23 ID : 0k02k5Pcrgl 
나도 놀랐지만, 나보다 더 덜덜 떠는 애를 간신히 달래며, 다른 사람이 불러준 앰뷸런스에 태웠다. 이름도 몰랐고, 몇 살인지, 어느 학교 학생인지, 물어볼 정신도 없었다.

401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19:53:06 ID : 0k02k5Pcrgl 
>>399 헉 동시에 읽고 있구나! 읽어줘서 고마워ㅎㅎ

402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19:53:44 ID : 0k02k5Pcrgl 
그렇게 기억에서 서서히 잊혀갔던 여자애는, 오늘 아침 내 꿈에 들어와 있었다.

403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19:54:17 ID : 0k02k5Pcrgl 
'나, 정말 기억 안 나요?' 라는 물음에 그제서야 천천히 고개를 가로저을 수 있었다.

404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19:55:35 ID : 0k02k5Pcrgl 
'그 때 고맙다는 말을 못 해서 다시 만나고 싶었어요.' 라면서 옅게 웃었다. '저 살려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라고 말하는데, 어쩐지 이제 이 꿈이 끝나갈 때가 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405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19:57:19 ID : 0k02k5Pcrgl 
'아냐, 감사하긴. 그 때 나도 너무 놀라서 너 안 다쳤는지만 겨우 확인했었던 것 같은데.' 그러고 서로 마주보면서 웃다가 아직도 그 애가 내 팔 안에 있다는 걸 깨닫고 화들짝 놀라서 떨어졌다.

406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19:57:50 ID : 0k02k5Pcrgl 
그나저나 서연이는 날 어떻게 찾은 걸까, 궁금해서 물어보았다.

407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19:59:05 ID : 0k02k5Pcrgl 
'그거 카페에서 말해주고 싶었는데, 할머니가 미리 제 입으로 말해버리면 다신 꿈을 꾸지 못하게 될 거라고 그래서 말을 못했어요. 정말 미안.'

408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19:59:19 ID : AnO5TPcsoZb 
ㅂㄱㅇㅇ

409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19:59:42 ID : 0k02k5Pcrgl 
할머니라면 이전의 그 무당 할머니니? 그 이상한 점술집 같은 곳의? 라고 물어봤다.

410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20:00:27 ID : 0k02k5Pcrgl 
'이상한 할머니는 아니에요. 예린이 알죠? 그 애 할머니에요.'
순간 멍해졌다.

411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20:01:09 ID : 0k02k5Pcrgl 
예린이가 할머니 영향을 받아서 점술 동아리를 하고 있는 거라고,
그제서야 깨달을 수 있었다.

412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20:02:27 ID : 0k02k5Pcrgl 
'예린이가 뒤에 있었잖아요. 제가 그 쪽 덕분에 살아남은 것도 봤고. 그래서 저를 많이 도와줄 수 있었어요.'
'자세하게 말해줄래?'

413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20:03:09 ID : qZdwldxyJQm 
그래서 예린이도 다 알고 있었구나 ㅠㅠ 뭔가 조금씩 아귀가 맞는 느낌!

414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20:03:45 ID : 0k02k5Pcrgl 
'다시 만나서 고맙다고 말하고 싶었는데, 제가 아는 건 얼굴이랑 옷 소매에서 나던 섬유유연제 향 밖에 없었어요.찾을 수가 없는 상황이라 엄청 속상했어요. 그래서 예린이한테 물어봤죠.'

415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20:05:08 ID : 0k02k5Pcrgl 
'너네 할머님, 전에 주술이나 뭐, 이런 거 잘한다고 그랬지?'
제가 이걸 믿는 애는 아니지만,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었죠. 그래서 예린이랑 같이 할머니를 만나러가자고 그랬어요.

416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20:05:28 ID : 0k02k5Pcrgl 
>>413 그치. 나도 오늘 꿈 꾸면서 이해가 가더라고.

417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20:07:15 ID : 0k02k5Pcrgl 
'할머니는 저를 보더니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어요. 되지도 않을 일에 왜 힘을 쏟는 거냐, 라면서 잔소리도 하셨죠. 그렇지만 이것 말고는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는걸요.' 눈썹을 찌푸리고 주먹을 꽉 쥔 채 말하는 모습에 나는 계속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418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20:08:35 ID : 0k02k5Pcrgl 
'몇 번씩 설득했더니, 할머니께서 도와주신다고 하셨어요. 매주 2번씩 이 점술가게에 와서 장면과 인물을 떠올릴 것. 다만 다른 사람한테 절대 들키면 안 된다.'

419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20:09:18 ID : 0k02k5Pcrgl 
그래서 내가 그 가게를 갈 동안에 공간이 우그러지고, 길을 잃었던 것 같다. 서연이가 그 가게를 보여주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했기 때문에.

420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20:11:14 ID : 0k02k5Pcrgl 
'할머니께서 날 네 꿈에 불러준 거니?' 고개를 도리도리.
'아뇨. 그건 순전히 제가 한 거였어요. 도움을 받긴 했지만. 정말 얼마나 힘들었는지, 몇 번이나 포기할 뻔했어요.' 라고 말하며 서연이가 슬쩍 웃어주었다.

421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20:12:05 ID : 0k02k5Pcrgl 
과정을 설명해주었는데, 워낙 복잡해서 정확히 기억에 나진 않는다. 그냥 내가 이해한 방식으로 여기다가 써 놓겠다.

422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20:14:04 ID : 0k02k5Pcrgl 
서연이는 가게에 가서 할머니의 말을 따라 사고 날 뻔했던 장면과 더불어 내 얼굴을 상세하게 기억하고자 노력했다고 한다. 장면을 떠올릴 때는 주로 눈을 감고 누워있었다고 한다. 할머니께서 늘 피워두는 향을 맡고 있으면 유난히 기억이 잘 났다고 한다.

423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20:15:44 ID : 0k02k5Pcrgl 
그러길 몇 주 반복하고, 어느 날 할머니께서 이 약을 먹고 상상을 해보라고 하셨단다. 이상하게도 그냥 잠이 들어버렸다는데, 그 때 처음으로 날 불러냈다고 한다.

424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20:16:56 ID : 0k02k5Pcrgl 
내가 처음 그 애의 꿈에 나왔을 때는 형체가 뚜렷하지 않았다고 한다. 흐릿한? 할머니께서는 그게 서연이가 아직 훈련이 덜 되어서 내 혼만 불러온 거라고 말씀해주셨다고 한다.

425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20:18:03 ID : 0k02k5Pcrgl 
내 육체까지 꿈으로 끌고 오기엔 너무 힘들었다고, 서연이가 그랬다. 그래서 자신의 꿈에 익숙하게 등장하는 무언가에 내 혼을 넣어 날 만나고자 했는데, 그 과정에서 무슨 실수가 있었는지..

426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20:19:08 ID : 0k02k5Pcrgl 
내 혼이 그 애의 몸으로 들어가버렸다고 한다. 서연이의 혼과 내 혼이 동시에 공존하게 되어버린 것이다. 그래서 꿈에서 서연이의 의지와 다르게 행동할 수가 없었던 것 같다.

427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20:21:23 ID : 0k02k5Pcrgl 
더구나, 그 애가 날 불러오고 싶었던 건 사고 날 뻔한 날, 그 하루였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훨씬 과거에서부터 내가 들어갔다고 한다. 어떤 용어를 써가면서 설명해줬는데 안타깝게도 내가 알아듣지 못했다.

428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20:22:23 ID : 0k02k5Pcrgl 
카페에서의 만남처럼, 중간중간 시간을 붙잡으면 나와 서연이의 혼이 분리될 수 있었지만, 시간을 붙잡는 건 무척 어려운 일이라고 한다.

429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20:23:12 ID : 0k02k5Pcrgl 
설정해 놓은 시간은 2018년 10월 28일 즈음이었기 때문에 서연이는 꿈 속의 내가 빠르게 달려오길 기다리고, 기다리길 반복했다고 한다.

430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20:23:38 ID : qZdwldxyJQm 
서연이가 정말 진심으로 감사했던 마음을 전해주고 싶었나봐ㅠㅠ 첨엔 조금.. 못된 아이일까봐 걱정했는데 아니어서 정말 정말 다행이다!

431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20:25:22 ID : 0k02k5Pcrgl 
'너 정말 날 만나고 싶었구나.' 라고 말하자 서연이가 고개를 무척 빠르게 끄덕거렸다.

432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20:26:12 ID : 0k02k5Pcrgl 
>>430 그러게. 나도 처음엔 무섭고 이 꿈 그만 꾸길 바랐는데, 이런 비밀이 숨겨져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어...

433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20:26:44 ID : 0k02k5Pcrgl 
계속 말을 주고받다보니, 서서히 주변의 소리가 돌아오기 시작했다.

434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20:29:47 ID : 0k02k5Pcrgl 
'왜 갑자기 움직이는 거야?' 서연이의 눈에서 또 다시 눈물이 차오르더라. '이렇게 오래 기다렸는데, 마주보고 만나는 건 정말 짧네요.' 서연이가 눈을 슥슥 문지르더니 더 환하게 웃었다.
'제 손 잡아주세요. 이제 보내드릴게요. 안녕, 내 꿈에 와 줘서 고마웠어요. 그 동안 정 많이 들었는데. 이젠 진짜 보내줄게요.'
내 손을 살며시 잡는 그 손가락이 너무 얇게 느껴져서. 힘없이 느껴져서 나도 눈물이 흘렀다.

435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20:33:01 ID : 0k02k5Pcrgl 
'그럼 다시 만날 수 있는 거니?'
'바란다면.'
서연이 손 위에 얹혀진 내 손이 서서히 투명해져갔다.
'이름, 알려줄 수 있어요?'
'신도경. 이름 알려줬으니까 다음에 만나면 그 땐 그 쪽이라 하지말고 내 이름으로 불러주라.'
서연이가 맑게 웃었고, 난 잠에서 깨어났다.

436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20:33:14 ID : 0k02k5Pcrgl 
깨어나보니, 난 울고 있었다.

437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20:38:51 ID : qZdwldxyJQm 
괜히 나두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이야ㅠㅠ
스레주의 작은 선행이 누군가에겐 세상을 살아갈 이유가 되어준 것 같아.

438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20:39:03 ID : AnO5TPcsoZb 
휴 이스레 맨 첨부터 보고 있었는데 진행중이라 난입하기 애매했는데 해피엔딩이라 다행이다
뭐..사람바꾸기나 영혼바꾸기 이딴거 진행일까봐 조마조마했던..ㅋㅋ 오컬트 넘 어두운 쪽으로만 생각해서

439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20:44:02 ID : 0k02k5Pcrgl 
>>437 헉 날 너무 좋게 봐줬어..!ㅋㅋ 어쨌든 내 이야기로 마음이 따뜻해졌다니, 뭔가 기쁘다.
 >>438 ㅎㅎㅎ 나도 사실 오늘 꿈 꾸기 전까진 나한테 무슨 일이 일어날 줄 알았어..; 워낙에 애가 하고 있는 게 많아서 스트레스 받아서 뭔 일 치고 있나 했거든. 맨 처음부터 봤다니, 고마워!

440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20:49:15 ID : AnO5TPcsoZb 
근데 현실로 존재하는 사람이면 이제 직접 만날 수 있겠네?

441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20:51:44 ID : qZdwldxyJQm 
정말 오컬트일까봐 걱정이었는데 훈훈한 마무리라서 진심으로 다행이야 ㅎㅎ
이제 마음 편히 푹 잘수 있기를 바랄게!
이야기 들려주어서 고마워:)

442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20:55:55 ID : 0k02k5Pcrgl 
>>440 응, 마음 먹고 찾는다면 가능할 것 같아. 얘가 SNS를 안 해서 그게 문제지만, 이모네 가게 근처 버스 정류장에서 어떻게 걸어왔는지 기억 나니까 학교를 가 볼 수는 있겠지..?
 >>441 나야말로 읽어줘서 고마워! 좋은 꿈 꾸길. 안녕 ;-)

443 이름 : 이름없음 2019/10/29 21:20:03 ID : mpXs7fe3TQs 
진짜 신기하다...

444 이름 : 이름없음 2019/10/30 16:24:15 ID : k09tbio3Vhz 
저런 비밀이 있을줄이야...축하해 레주. 꼭 서연이랑 만나보길 바랄게 ㅎㅎㅎ

445 이름 : 이름없음 2019/10/30 17:13:59 ID : wMi3A3QpQq4 
서연이랑 진짜 만나게 되면 말해주라!

446 이름 : 이름없음 2019/10/30 18:09:20 ID : pRxCi3A0pQo 
신기하네 좋은 일이라서 다행이다ㅜㅜㅜ

447 이름 : 이름없음 2019/10/30 20:12:15 ID : 0k02k5Pcrgl 
>>443 나도 신기해...ㅎ
>>444 깨고 나서 진짜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어. 그 애를 현실에서 다시 만나면 엄청 묘할 것 같아. 언젠가 다시 만나고 싶어.
 >>445 응, 그 때 다시 써줄게. :) 만난다면.
 >>446 그치, 내 꿈인데 나도 너무 신기했어. 읽어줘서 고마워!

448 이름 : 이름없음 2019/11/02 08:13:36 ID : 2pSGnxDtipe 
나 옛날부터 이스레 봐왔어!!

449 이름 : 이름없음 2019/11/02 20:22:36 ID : 0k02k5Pcrgl 
>>448 앗, 그랬구나.ㅎㅎ 끝까지 읽어줘서 고마워!

450 이름 : 이름없음 2019/11/02 20:25:00 ID : RA6knzVfe2G 
그냥 읽다가 궁금해진 건데, 지금 그럼 서연이 시점에서도 꿈이 과거 이야기인거지? 그럼 서연이 나이는 18살인 거야? 혹시 스레주랑 나이 차이는 많이 나?

451 이름 : 이름없음 2019/11/05 19:34:10 ID : 0k02k5Pcrgl 
>>450 ? 어제 썼는데, 왜 스레 사라졌지? 미안. 
아마 서연이 시점에서도 과거겠지. 일이 일어난 게 작년 가을이니까. 18살 맞을 거야. 고등학교 2학년. 나랑 나이 차 많이 안 나. 음... 익명 사이트라 그냥 대략만. 숫자 4 이하.

452 이름 : 이름없음 2019/11/06 06:53:50 ID : QsmJU6rvu07 
서연이 찾구있눈즁이야?

453 이름 : 이름없음 2019/11/06 08:43:03 ID : 0k02k5Pcrgl 
>>452 아직은 아니야. 요즘 계속 바빠서 17일 이후부터 조금 시간이 날 것 같아. 그리고, 만약 찾아갔는데 걔가 안 반가워할까봐 두려운 마음도 있고..

454 이름 : 이름없음 2019/11/09 21:31:41 ID : fV9hhy59a2l 
저... 친구 추천으로 그냥 한 번 읽어봤는데요..
스레주님, 진짜 그 분 맞아요? 몇 번을 다시 읽어봐도 제 이야기같아서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어요 
혹시 이 꿈 스레주님이 진짜 꾼거라면 스레 꼭 남겨주세요

455 이름 : 이름없음 2019/11/10 12:23:36 ID : lA2LdPctBBv 
와 완결 안난 너의이름은 같다 영화로 만들어도 될거같아

456 이름 : 이름없음 2019/11/10 18:43:28 ID : 0k02k5Pcrgl 
>>454 ...? 우선 제가 꾼 꿈은 맞는데요. 어느 부분에서 레스주님 이야기라고 느끼셨는지 궁금하네요.
>>455 영화라니ㅋㅋㅋ 재밌게 읽어줘서 고마워!

457 이름 : 이름없음 2019/11/10 18:59:39 ID : fcK0reY02pR 
앗... 제가 불쾌하게 했다면 정말 죄송해요ㅠ 그, 뭐라 하지 사칭?그런 의미가 아니라 제가 이 꿈에 등장하는 서연이 같다는 의미였어요! ㅜㅠ

458 이름 : 이름없음 2019/11/10 19:00:50 ID : fcK0reY02pR 
제가 집에 와이파이가 안 떠서 데이터를 쓰다보니까 인증코드가 막 바껴요.. >>454 에서 너무 설명을 안 썼나봐ㅠ

459 이름 : 이름없음 2019/11/10 19:03:07 ID : fcK0reY02pR 
저는 지금 18살이고요, 서울 *문고등학교 다녀요! 학교 이름에 한자 文자가 들어가서 학교 마크도 文자 비스무리 하다고 알고 있어요 작년 10월에 교통사고 당할 뻔했는데 간신히 피해서 멀쩡하게돌아다니고 있어요 얼굴이 단정하게 생겼는지는 모르겠는데 머리 긴 것도 맞아요ㅋㅋ

460 이름 : 이름없음 2019/11/15 00:11:00 ID : Gtze47tgY9v 
ㄱㅅ

461 이름 : 이름없음 2019/11/16 09:55:50 ID : 0k02k5Pcrgl 
>>457 진짜 그 애가 맞는 거야? 글로만 읽어서 그런가, 막 실감나지가 않아. 미안해. 어쨌든 네가 그 애라면 내일부터 다음 주 사이에는 날 마주치겠지.

462 이름 : 이름없음 2019/11/16 09:58:16 ID : 0k02k5Pcrgl 
내일 그 근처에 갈 일이 생겼다. 꿈에서 본 풍경과 현실이 그대로
일치한다면 내가 꿈에서 자주 지나다녔던 버스 정류장에 있어볼 생각이다. 사실 만날 지, 못 만날 지는 잘 모르겠지만... (만약에 마주치면 스레딕의 존재를 아는지도 물어봐야겠다.)

463 이름 : 이름없음 2019/11/16 21:47:02 ID : MqrAqktwLhx 
ㅂㄱㅇㅇ !!!

464 이름 : 이름없음 2019/11/20 02:51:36 ID : rvA6qmIE7fa 
ㅂㄱㅇㅇ!

465 이름 : 이름없음 2019/11/23 09:38:05 ID : 0k02k5Pcrgl 
미안, 좀 늦었다. 음...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만났다.

466 이름 : 이름없음 2019/11/23 09:38:34 ID : 0k02k5Pcrgl 
지금 나갈 일이 생겨서 자세한 건 조금 있다가 쓸게.

467 이름 : 이름없음 2019/11/23 11:48:10 ID : WmJQoGnA6rv 
??당신...!레전드야 ㅜㅜㅜㅜ

468 이름 : 이름없음 2019/11/23 16:58:38 ID : AnO5TPcsoZb 
>>465 >>466 헐?! 뒷이야기 기다릴게!!

469 이름 : 이름없음 2019/11/23 21:29:30 ID : byIIK1A4Y3x 
엥 ??? 진짜 만났어 ?? 헐 꼭 써줘ㅠ

470 이름 : 이름없음 2019/11/24 10:41:42 ID : 0k02k5Pcrgl 
>>467 ㅎㅎㅎ 레전드라니, 재밌게 읽어줘서 고마워! 
>>468 어제 나갔다가 피곤해서 바로 자버렸어.. 지금 쓸게!
>>469 겨우 만났어. 쓸게!

471 이름 : 이름없음 2019/11/24 10:43:45 ID : 0k02k5Pcrgl 
>>462 이 글까지 쓰고 난 뒤, 잠시 뒤에 외출했다. 약속이 그 근처였기 때문에 그냥 한 번 가볼까, 라는 마음이 들었었다.

472 이름 : 이름없음 2019/11/24 10:45:45 ID : 0k02k5Pcrgl 
생각보다 친구들하고 일찍 헤어져서 그 동네에 간 시간은 오후 4시 정도 되었다. 이모네 가게에 들러 잠깐 인사만 하고, 서연이를구했던 날처럼 버스정류장을 향해 걸어갔다.

473 이름 : 이름없음 2019/11/24 10:46:56 ID : 0k02k5Pcrgl 
1년 전과 전혀 변하지 않은 모습. 내 꿈 속 풍경과 완전히 일치하는 공간. 또 다시 눈이 시큰거렸지만 애써 눌러참고 버스정류장에가서 텅 비어있던 의자에 앉았다.

474 이름 : 이름없음 2019/11/24 10:49:26 ID : 0k02k5Pcrgl 
시간은 4시 30분. 고등학생이 수업을 마치기엔 이른 시간이었다.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어폰을 꽂고 버스정류장에 하염없이 앉아있었다.

475 이름 : 이름없음 2019/11/24 10:50:54 ID : 0k02k5Pcrgl 
추웠다. 그 시간 동안 내가 떠나보낸 버스는 수도 없이 많았다. 처음에는 몇 대가 지나갔는지 세어 보았지만, 이후에는 수를 세길 포기했다.

476 이름 : 이름없음 2019/11/24 10:52:19 ID : 0k02k5Pcrgl 
왜 학교나 집 앞에 찾아가지 않았는지 묻는다면, 그 애가 날 기억하지 못해 날 보고 놀랄까봐 걱정스러웠던 마음이 컸기 때문이라고 대답하겠다.

477 이름 : 이름없음 2019/11/24 10:54:41 ID : 0k02k5Pcrgl 
어쨌든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계속 이런 상황이 반복되었다.서연이를 만나지 못했고, 난 허탈해졌다. 꿈 하나만 믿고 여기까지와서 이 추위에 오들거리며 떨고 있는 게 웃기지 않냐고, 나 자신을 비난했다.

478 이름 : 이름없음 2019/11/24 10:55:35 ID : 0k02k5Pcrgl 
금요일에도 만나지 못한다면, 이 꿈은 내 마음 속에 묻어두기로 결심했다.

479 이름 : 이름없음 2019/11/24 10:58:00 ID : 0k02k5Pcrgl 
이상하게도 금요일은 유난히 바빴다. 수업은 그 날따라 길었고, 알바는 평소보다 더 힘들게 느껴졌다. 무척 피곤했기 때문에 가지 말까, 라는 생각이 들어 시계를 보니 저녁 9시였다.

480 이름 : 이름없음 2019/11/24 11:00:14 ID : 0k02k5Pcrgl 
그래도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마음 먹었는데. 정말 잠깐만 있다가 집에 가자고 다짐한 뒤, 그 버스정류장으로 갔다.

481 이름 : 이름없음 2019/11/24 11:07:08 ID : byIIK1A4Y3x 
응 ! 갔어 !

482 이름 : 이름없음 2019/11/24 11:23:34 ID : AnO5TPcsoZb 
왔구나! ㅂㄱㅇㅇ!!

483 이름 : 이름없음 2019/11/24 12:30:45 ID : 0k02k5Pcrgl 
>>481 >>482  심부름 다녀왔어! 금방 써줄게!

484 이름 : 이름없음 2019/11/24 12:31:34 ID : 0k02k5Pcrgl 
잠깐만 기다려보자고 했던 건 금방 30분, 1시간으로 늘어났고 어느 새 시계는 10시 50분이 다 되어가고 있었다.

485 이름 : 이름없음 2019/11/24 12:32:28 ID : 0k02k5Pcrgl 
지하철을 타야 했기 때문에 어쨌든 떠나야 했지만, 쉽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해서 그랬나.

486 이름 : 이름없음 2019/11/24 12:33:18 ID : 0k02k5Pcrgl 
어쨌든 역으로 향하는 마을 버스를 탔다. 카드를 찍고 창가 자리에 앉았는데 왠지 이대로 떠나기 아쉬워서 창 밖을 한 번 더 내다보았다.

487 이름 : 이름없음 2019/11/24 12:34:04 ID : 0k02k5Pcrgl 
그 때 까만 책가방에 남색 코트를 입은 여자애가 버스 정류장으로 왔다. 눈이 마주쳤다.

488 이름 : 이름없음 2019/11/24 12:35:26 ID : 0k02k5Pcrgl 
아. 저 애. 순간 머리에 번개를 맞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버스가 출발하길래 바로 아저씨한테 소리쳤다. 저 내려야 해요, 문 좀 빨리 열어주세요, 제발.

489 이름 : 이름없음 2019/11/24 12:46:31 ID : 0k02k5Pcrgl 
뒤에서 아저씨가 뭐라고 욕하는 게 들렸지만 전혀 신경 쓰이지 않았다. 아니, 신경 쓸 수가 없었다. 뒷문이 열리자마자 난 구르듯 버스에서 뛰쳐내려갔다.

490 이름 : 이름없음 2019/11/24 12:47:53 ID : 0k02k5Pcrgl 
그 자리에서 꼼짝 않고 서 있던 여자애는 서연이가 맞았다. 꿈 속의 모습보다는 조금 더 키가 크고 약간 마른 듯한 느낌이었지만 확실히 그 애였다.

491 이름 : 이름없음 2019/11/24 12:51:20 ID : 0k02k5Pcrgl 
버스가 날 두고 떠난 뒤,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아 괜히 보도블럭만 쳐다보고 있었다.

492 이름 : 이름없음 2019/11/24 12:51:51 ID : 0k02k5Pcrgl 
잠시 뒤, 내 시야에 서연이의 까만 운동화가 눈에 들어왔다.

493 이름 : 이름없음 2019/11/24 14:30:02 ID : 0k02k5Pcrgl 
그제서야 고개를 드니 그 애가 아주 옅게 웃고 있었다.

494 이름 : 이름없음 2019/11/24 14:31:35 ID : 0k02k5Pcrgl 
바보같이 난, '우리, 꿈에서 만났어요.' 라는 말 한 마디만 꺼내고 머뭇거렸다. 일주일 동안 만나면 어떤 얘기를 꺼낼 지 고민했는데, 그런 건 전혀 생각이 안 났다.

495 이름 : 이름없음 2019/11/24 14:41:23 ID : 0k02k5Pcrgl 
서연이가 그 말을 듣더니 살짝 고개를 갸웃거렸다. '저를 꿈에서 보셨다고요?' 꼭 나를 알지 못하는 사람이 할 법한 말이여서 엄청 떨렸다. 그 잠깐의 시간 동안, 내가 사람을 잘 못 본 건지 등 의 수 많은 고민들이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496 이름 : 이름없음 2019/11/24 14:44:49 ID : 0k02k5Pcrgl 
그래도 다음은 없다는 생각으로 두 주먹 꽉 쥐고 대답했다.
'믿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확실히 만났어. 이거 먼저 물어봤어야 하는데. 이름을... 알려줄 수 있어요?'

497 이름 : 이름없음 2019/11/24 14:46:03 ID : 0k02k5Pcrgl 
서연이는 이름을 알려주지 않았다. 대신 단 한 마디만을 꺼냈다.

498 이름 : 이름없음 2019/11/24 14:46:17 ID : 0k02k5Pcrgl 
'벌써 알고 있잖아요.'

499 이름 : 이름없음 2019/11/24 14:50:20 ID : 0k02k5Pcrgl 
긴장이 탁 풀려서 다리가 휘청거렸다. 서연이가 꿈 속 마지막 장면처럼 정말 환하게 웃어줬던 것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 난다.
'근데요, 진짜 빨리 오셨네요. 이렇게나 빨리 만날 거라곤 전혀 생각 못 했는데.'

500 이름 : 이름없음 2019/11/24 14:53:17 ID : 0k02k5Pcrgl 
'그 꿈 내용이 다 기억 나는 거예요?'
'다음에 만나면 그 쪽이라 하지말고 이름 불러달라고 했던 게 생각나네요. 근데 딱 봐도 고등학생은 아닌 것 같은데 이름 불러도 되요?' 약간 난감한 듯한 그 표정이 재밌어서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501 이름 : 이름없음 2019/11/24 15:01:04 ID : 0k02k5Pcrgl 
'어차피 부르라고 알려준 이름이잖아요. 그냥 이서연 씨가 편한 대로 해요. 어떤 거든 상관없으니까.'
좀 더 오래 있고 싶었지만 추워서 금방 헤어질 수밖에 없었다.

502 이름 : 이름없음 2019/11/24 15:02:30 ID : 0k02k5Pcrgl 
아, 그리고 스레딕의 존재를 아는 지에 대해 아주 살짝 물어봤는데, 전혀 모르는 것 같았다. 아마 저 위에 있는 레스는 서연이가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503 이름 : 이름없음 2019/11/24 15:07:30 ID : 0k02k5Pcrgl 
'근데 다음에도 저 만나고 싶다고 일주일 내내 버스정류장에서 떨고 있을 거예요? 만날지 못 만날지도 모르면서?' 서연이가 물어보길래 나는 그 애의 핸드폰에 내 번호를 찍었다. 
'이제 버스정류장에서 떨고 있는 짓은 안 할 생각이니까 그냥 나 생각나면 연락 해줄래요? 기다릴게요.'

504 이름 : 이름없음 2019/11/24 15:13:21 ID : 0k02k5Pcrgl 
내 번호를 남겨주고 잠시 뒤, 그 애가 탈 버스가 왔다. 
'추울텐데 조심해서 가요. 오늘 나타나줘서 진짜 고마웠고요.'
'저도요. 진짜 신기했어요. 안녕히 가세요... 신도경님.'
내 이름 뒤에 님 자 붙여서 말한 사람이 상담원 빼고 서연이가 처음이었다. '??' 이러고 있는 사이에 서연이는 빠르게 버스에 올라 사라졌다.

505 이름 : 이름없음 2019/11/24 15:16:44 ID : 0k02k5Pcrgl 
그렇게 집으로 돌아왔고, 금요일의 만남은 이게 끝이다. 그 애가 내 이름을 기억해줘서 너무 기뻤고, 그냥 나랑 같은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도 기쁘고 신기했다. 이제 이야기는 완전히 끝난 것 같은데 가끔씩은 찾아올게.( 질문 있으면 답 열심히 써줄게.) 긴 이야기 읽어줘서 너무 고맙고, 다들 즐거운 하루 보내길 바라. :)

506 이름 : 이름없음 2019/11/24 15:52:10 ID : AnO5TPcsoZb 
그동안 잘봤고 수고했어!! 진짜 만나서 다행이야
여긴 익명이라 사칭도 어그로도 많네 윗 레스 단 애가 혹시 정말 서연인가 했는데 걍 어그로 아니면..착각한 건가?
그래도 진짜 서연이를 면대면 현실로 봤다니 안심이야 진정한 해피엔딩이다ㅎㅎ 
스레주도 서연이도 건강하고 잘 지내길 바라 ♡
그동안 보면 이어지는 꿈이야기들 마무리 없이 사라져버리곤 했는데 끝까지 잘 마무리되어 좋다

507 이름 : 이름없음 2019/11/24 16:16:21 ID : 1g59hanCrup 
와 방금 처음 봤는데 딱 오늘 보기 몇분전에 결말이 났네...

508 이름 : 이름없음 2019/11/26 01:20:01 ID : jy2NyY8o0k7 
와 진짜 대박  너무 신기한데?

509 이름 : 이름없음 2019/11/30 00:27:11 ID : eLaslBf89y7 
나 이거처음 부터 봤는데 대박ㅠㅠ 서연이 만나서 다행이넴

510 이름 : 이름없음 2019/12/18 00:01:39 ID : 0k02k5Pcrgl 
>>506 미안, 답을 너무 늦게 봤네. 나도 사실 저 댓글의 서연이가 누군지 잘 모르겠어. 어그로... 일까? 그 동안 내 이야기 봐줘서 나야말로 너무 고마웠고, 레스주도 건강하게 잘 지내길 바라. 
>>507 그랬구나! 타이밍이 조금 신기하긴 하네ㅎㅎ
>>508 >>509 ㅎㅎ 읽어줘서 고마워!

511 이름 : 이름없음 2019/12/21 13:42:06 ID : 9inPcmk3u2m 
스레주님 혹시 서연씨가 괜찮다고 한다면 이걸 가명을 써서라도 책으로 엮어주시면 안될까요? 나만 보기 아깝다 책 내주시면 바로 삽니다

512 이름 : 이름없음 2019/12/22 23:20:53 ID : 0k02k5Pcrgl 
>>511 앗, 읽어주신다는 것만 해도 정말 감사드려요. 전혀 생각치도 못했었는데, 음... 살짝 물어볼까요?ㅎㅎ 어쨌든 고마워요.

513 이름 : 이름없음 2019/12/24 16:56:54 ID : teK6qi9s3Dw 
헐!! 방금다읽고왔는데 세상엔 신기한 일이 참 많구나! 만나서 다행이다!!ㅠㅠ

514 이름 : 이름없음 2019/12/25 23:59:30 ID : 0k02k5Pcrgl 
>>513 사실 난 시간이 흘렀는데도 아직 서연이를 만난 게 신기하게 느껴져. 읽어줘서 고맙고, 늦었지만 메리 크리스마스!

515 이름 : 이름없음 2019/12/28 23:05:28 ID : rhthdWnRxzV 
이미지보기
혹시 이 학교인가? 건물도 4개 있고 기숙사도 있고 남녀공학이고 서울에 있는 고등학교에다가 학교로고에 저 한자도 있는걸 보면 확실한 것 같은데
위에 서연이로 추측되는 사람 레스에서 서울 *문 고등학교 다니고 있다고 한 것도 그렇고!

+공지사항에 2018년에 활동한 상설 동아리 중에 GS라는 동아리가 있는데 혹시 주술의 이니셜을 따서 만든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고 있어

516 이름 : 이름없음 2020/02/16 13:57:28 ID : hdPba8jbcml 
이제야 봤지만 진짜 레전드 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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